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혼기 놓친 미혼남녀나 홀로 사는 노인들이 가장 싫을 때이고 불우 이웃 돕기 성금이 연중 가장 풍성할 때이기도 하다.
이맘때쯤 되면 남몰래 불우이웃을 도와온 한 서민의 훈훈한 미담 기사나 각 단체들의 성금 전달 기사가 신문 한귀퉁이를 장식한다.
또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가 봇물처럼 터질 때이다.
영국의 명문대학에 합격하고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유학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본국 지방학생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남들이 입학하기 힘든 명문대에 합격했으나 집안 형편 때문에 유학을 갈 수 없는 처지’라는 내용이었다.
순간 ‘대통령은 뭐하나 노벨 평화상 받은 돈으로 이런 학생이나 도와주지 않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집안 형편이 안되면서 남의 도움 받으면서까지 굳이 외국 유학을 가야 하나’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남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그 고마움을 금방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국가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한국 정부가 만든 국비장학생에 선발된 학생들이 나라 돈으로 해외에서 공부를 마친 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주저 앉아버린 사태가 한때 사회문제화 된 적이 있다.
각 단체에서 수여하는 장학금 시상식에서 대부분 수상 학생들이 자신들 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수상소감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중 몇 명이나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가?
심지어 장학금을 받은 후 까맣게 잊어버리고 연말 카드 한 장 보내지 않는 학생들도 있단다.
사실 성금이나 장학금 전달이 단체의 연례 행사처럼 그 의미가 퇴색해버린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정말 귀한 돈이라는 생각이 부족한 탓이다.
동포들이 낸 성금은 아주 어렵게 번 돈이다. 아주 값진 돈인 만큼 의미있게 쓰여져야 한다.
장학금이라면 우리 한인 사회를 위해 일할 재목을 키우는데 귀중하게 쓰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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