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며칠 남지 않았다. 새해만 되면 사람들은 금주, 금연, 다이어트를 비롯 나름대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개인적인 것에 국한되는 경우도 많지만 학부모들의 경우 새해에는 좀더 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대화나누기를 결심하는 등 나보다는 남을 위해 뭔가 새로운 결심을 마음먹게 된다.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게 되지만 전문가들은 진정으로 자녀에게 존경받고 싶은 부모가 되려면 우선 자녀의 눈 높이에 부모의 눈 높이를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얼마 전 취재 때문에 한인학생들이 다수 재학하는 고등학교를 찾은 적이 있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학교 정문 앞에 마련된 작은 휴식 공간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아 장난도 치고 얘기도 하는 모습이 언뜻 보기에는 나에게도 한때 주어졌던 싱그러운 젊음이 그리워져 순간 가슴까지 뭉클해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도 잠시일 뿐. 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가방과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고 서로에게 담뱃불을 붙이면서 거리낌없이 한참동안 줄담배를 피워대는 것이었다. 어느 한 여학생이 담배를 피면서 내뱉은 말 “오빠! 나 저녁에 시간 없어. 교회가야 해.” 그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기성세대 우리 부모들은 정녕 이들에게 `청소년의 흡연은 나쁜 것’이라고 말할 자격들이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자녀들 앞에서 아버지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연기를 내뿜으면서도 단지 `너희들은 나이가 어리니까 흡연하지 말라’고 말한다면 이를 받아들이는 자녀들은 없다. 퇴근 후 저녁시간과 주말 휴일이면 하루종일 TV와 비디오만 보면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버지들의 모습, 어머니들은 온 식구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조차 항상 부엌에서 일하느라 가족과 동떨어져 소외되는 모습, 그런 어머니들의 모습을 당연시하는 아버지들, 그러면서도 자녀들에게는 너희는 이래서는 안되고 저래서는 안되고 가르치려 드는 부모의 모습. 정녕 우리의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지적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까 의문이 앞선다.
새해에는 정말 자녀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부모의 모습을 갖춰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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