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대 미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지난 11월 7일 오후 7시...
대선 개표 결과를 시청하던 민주당 지지자들은 "CNN 뉴스는 방금 앨 고어 후보가 플로리다주에서 승리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라는 앵커맨 버나드 셔의 멘트가 흘러나오자 일제히 샴페인을 터뜨렸다. 25표의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고어가 승리했다는 것은 그의 당선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의 환희도 잠시뿐. 고어의 플로리다주 승리가 보도된 지 한시간 후 CNN을 비롯한 미 주요 방송들은 "현재 플로리다주 개표 결과, 양 후보의 표차가 너무나 근소해 전에 발표한 고어 후보의 승리 보도를 정정한다"고 보도했다.
개표는 7일 밤을 지나 8일 새벽까지 이어졌으며 새벽 2시 20분 미 주요 방송사들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제 43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일제히 보도하자 이번에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샴페인이 터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그로부터 또 한시간이 지난 새벽 3시 30분 플로리다주의 표 차이가 1,200여표에 불과하다는 개표결과가 나옴에 따라 미국에서는 선거 실시 이후 5주간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는 기괴한 헤프닝이 벌어졌다. 선거 당일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플로리다주의 재검표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재개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재개표가 단행돼야한다고 주장한 고어와 그를 반대하는 부시 후보는 잇따른 법정 소송을 제기했으며 결국은 미 연방 대법원까지 문제는 확산됐다.
연방 대법원은 선거가 실시된 지 정확하게 5주만인 12일 "재개표는 헙법에 위배된다"며 결국 부시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올려놓았다.
이번 선거는 특히 미 전역 한인사회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는데 의미가 크다. 11월 한달동안 한인 식당을 비롯, 거의 모든 공공 장소에서의 대화거리는 ‘대통령 선거’였을 만큼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가졌다.
한인 권익신장위원회의 박윤용 회장은 "이번 선거로 인해 한표 한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많은 한인들이 느낀 것 같다"며 "내년 선거에는 한인들의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시 당선자는 지난 18일 실시된 미 선거인단의 투표가 내년 1월 6일 미 의회에서 공식 개표된 뒤 1월 20일 제 43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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