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은 한인 주식 투자가들에게 되돌아 보고 싶지 않은 한해였다. 한인들이 집중투자한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때 5000선을 넘나들다가 무려 2300대선으로 폭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조금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널뛰기’ 장세를 계속해 바닥세라고 생각하고 돈을 밀어 넣었다가 또 다시 심한 타격을 입은 일부 한인투자가들 중에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90년초 부동산에 망했던 한인들 처럼 올해는 주식으로 망한 투자가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작년에 소액투자로 재미를 봤던 회사원 박모씨(37·글렌데일 거주)는 올해는 투자액을 늘려 내집 장만의 꿈에 부풀었지만 한해동안 크레딧 카드 빚만 늘어났다. 그는 "주가가 본전만 돼도 모두 처분하고 손을 털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며 "카드빚을 다 갚으려면 몇 년은 고생해야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타운에서 잘 알려진 의사, 비즈니스맨, 단체장들은 더 심하다. 가정주부나 셀러리맨들은 손실액이 그나마 몇만달러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던 이들중에는 집 한채값을 날린 이들이 허다하다. 커뮤니티의 잘 알려진 사업가인 50대 중반의 김모씨는 "올초부터 주식에 손대기 시작해 지금까지 10만달러이상 잃었다" 며 "열심히 비즈니스해서 만회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올해 종목별 주가를 보면 나스닥 지수 하락폭보다도 더 비참하다. ‘한국물’로 통하고 올해 상장된 ‘미래산업’은 현재 3달러. 상장가는 16달러로 한주당 무려 13달러가 떨어졌다. 이머신의 경우는 거의 10달러 수준이었는데 현재 50센트로 페니 주식으로 전락했으며, 두루넷은 올초 70달러에서 현재 3-4달러에서 맴돌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기술주들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180달러를 홋가하던 ‘야후’ 주식이 30달러선으로 폭락했는가 하면 ‘프라이스라인 닷 컴’사의 주가는 100달러이상으로 오르내리다가 최근에는 2-3달러로 하락했다.
뉴욕증시가 이같이 폭락을 거듭하면서 경제에 적신호가 찾아오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금리인상에서 인하로 급선회했으나 현재로서는 주가가 반등할 기미가 없다. 내년에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수익이 좋지않으면 이자율을 인하시킨다고 해도 주가가 오른다고 볼 수는 없다.
대한증권 김용수 사장은 "올해는 투자가도 힘들었지만 증권업에 종사하는 한인들도 너무 힘든 한해였다" 며 "금리가 내리는 추세니까 내년에는 올해보다 뉴욕 증시가 나을 것으로 보고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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