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유당 시절부터 군부독재시절에 이르기까지 반 독재 민주화 투쟁을 하며 한때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장 정일형 박사의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60대 한인이 뉴욕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29년 전 국외 탈출에 성공, 미국 하와이, L.A. 등을 거쳐 현재 뉴욕에서 살고 있는 전욱(본명 전천식·69세)씨는 맨하탄 23가 가톨릭 센터가 노숙자들을 위해 운영하는 홈리스 쉘터에서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다.
맨하탄 차이나 타운 소재 뉴욕시 노인건물에서 렌트비를 지불하지 못해 지난달 쫓겨난 전씨는 매일 저녁 가톨릭 센터를 찾아가 빈 침대가 있는 뉴욕시 쉘터에 버스로 옮겨져 하루 밤을 지낸 뒤 다시 가톨릭 센터에 옮겨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18일 본보기자와의 만남에서 "오늘밤 어느 곳에서 잠을 잘 것인가를 모르는 처지가 내가 생각해도 한숨이 나온다"며 "그러나 민주화를 위해 소신껏 투쟁을 했는데 아무런 후회가 없다"며 "내가 반대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났으니 내가 이긴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전씨는 "이제 남은 여생을 편안히 글이나 쓰면서 보내고 싶다"며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세계 여행을 한번 했으면 좋겠다"고 쓴 웃음을 짓는다.
1931년 서울에서 태어난 전씨는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 혜공 신익희 대통령후보 선거 사무소 홍보 및 조직요원에 이어 구 민주당, 신민당, 민정당 중앙위원 및 각종 간부직, 4.19 의거 학생해외 파견준비위원회 상임지도 위원, 4.1`9회 중앙본부 초대 지도위원, 4.19 유공자회 초대 지도위원 등으로 활동하다 5.16 군사혁명으로 약 2년간 자유문학사 총무부장 겸 편집위원으로 근무하면서 필명 전욱으로 창작생활을 시작했다.
그후 3선 개헌반대 범 국민투쟁위원회 발기인 및 청년위원회 상임위원 및 전국청년조직책으로 활동하던 중 구금된 후 구출운동으로 석방돼 정일형 박사의 도움으로 이미 갈라선 부인과 아들을 두고 71년도 1월 하와이로 도피, 1978년 뉴욕으로 이주해 택시 운전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전씨는 노인이 되면서 건강이 악화돼 미국 정부의 보조를 받으며 뉴욕시 노인 아파트에서 거주하다 약 한달 전 쫓겨난 것이다.
전씨의 이 같은 딱한 소식이 알려지자 전씨 주변은 ‘민주인사 전욱선생돕기 모임’(간사 하승호) 구성을 추진하는 한편 뉴욕한인회, 뉴욕총영사관, 평통뉴욕협의회, 인권문제연구소 뉴욕지부 등에 협조를 부탁했다.
한편 전씨는 한국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불우한 민주인사들을 위한 민주인사보상법에 따라 최근 한국정부에 보상신청을 접수해 놓은 상태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