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재즈의 어법으로 재해석한 우리가요는 더이상 한국의 유행가와 무관하다. 미국의 일류급 재즈맨들이 태진아의 트롯 ‘옥경이’와 유재하의 발라드’사랑하기 때문에’를 되살려 냈다. 김현식, 이승철등 내로라는 한국 로커들도 빠지지 않았다.
신생 음반기획사 빅뱅 크리에이티브가 한때를 풍미했던 가요를 모아 재즈로 탈바꿈해냈다. 이번에 더블 앨범으로 선보인 ‘Jazz Korea’가 가요의 재즈화 작업에서 새로운 이정표로 떠오르고 있다. 모두21곡
이번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 태생으로 버클리 음대의 신성으로 떠 오른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덕분이다. 첫 작품을 고민하고 있던 빅뱅 크리에이티브사는 지난 봄, 그에게 400여곡의 국내 민요.가요를 보내 재즈화해 줄 것을 의뢰했다.
조윤성은 그 동안 친분을 쌓아 둔 모두 22명의 미국과 남미의 교수급 재즈맨들을 스튜디오로 불러 편곡 작업부터 들어갔다.
곡목을 미리 보지않고 듣는다면 오리지널이 무엇인지, 한국인조차도 알기 힘들만큼 재즈적 둔갑술로 한껏 치장돼 있다.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와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은 스페인어의 재즈 발라드로, 이소라의 ‘난 행복해’는 스캣 버전으로 거듭난다. ‘노란 샤쓰의 사나이’는 하몬드 오르갠의 급박한 연주가 일품인 소울로,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는 한 곡 속에서 수시로 리듬이 바뀌는 멀티 리듬 기법으로 일신한다.
천변만화의 실험성만이 전부가 아니다. 정훈희의 ‘안개’에서의 색소폰은 이봉조식의 캬바레 밤무대 연주를 무색케 할 정도로 흐느적댄다.
오리지널곡이 무색하리만치 통속적 분위기를 살려낸 1급 재즈맨들으 천연덕스러움이 한껏 발휘되는 대목이다. 또 트로트’옥경이’는 콩가음이 신나는 삼바로 변신한다.
국내 재즈맨들이 민요나 가요를 재즈 버전으로 선보이는 풍경은 흔하다. 그러나 이번 작업은 가요를 한번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은 해외 재즈 뮤지션들의 작업이다. 한국의 인기곡 선율은 그래서 이들에게 객관적 음재료 이상은 될 수 없었다.
우리가 감정을 한껏 넣어 부르는 대목이 이들 연주에서는 다소 메마른 느낌을 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음반은 한국적 선율의 재즈화 작업에서 적잖은 영감을 줄 것이다. 일반에게도 예상치 못할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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