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여자 개인택시 기사의 ‘핸들 8개월’
"술에 만취한 남성들을 집으로 모시기란 쉽지 않지요. 그렇지만 아무리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도 집앞에선 정신이 차려지나 봅니다. 귀소본능 하나는 확실해요"
한인여성 정씨는 택시운전 8개월째다. 랠프 수퍼마켓에서 14년동안 캐시어를 하다가 갑자기 직장을 잃고 살길이 막막하던 차에 주위의 권고로 택시운전을 시작했다. 아들딸이 타주에서 대학을 다니므로 저녁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오후 6시부터 7-8시간정도 개인택시영업을 한다.
하루에 4-5명의 손님을 태운다는 정씨가 버는 돈은 한 달에 2,000달러정도. 소형차 현대 액센트로 노래방이나 식당에서 대기하다가 호출이 오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간혹 술주정도 받아줘야하고 추근거리는 손님도 만나지만 어린아이 대하듯 손님들의 기분을 맞춰주면 모두들 양처럼 순해진다고 한다.
"여자직업으론 험한 일이라고들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한번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신속하게 모시고 나면 단골손님이 되는 경우가 많죠. 여자라서 더 기억하기 쉽다고 해요"
현재 한인타운에서 활동하는 여자 택시운전사는 5명으로 주로 40대 중년여성들이다. 그 중 원조격인 H씨는 경력이 5년째로 단골손님만으로도 한달 수입이 3,000달러는 족히 된다고 한다. 어떤 손님은 음주운전 단속때 적발돼 고생한 경력 때문에 소주 2잔만 마셔도 H씨를 불러 일주일에 2회 이상 만나기도 하고, 한국에서 업무차 출장 오는 손님의 개인운전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적당히 술에 취해 기분이 좋은 상태의 손님을 태우면 장거리 운전도 즐겁다는 H씨는 단골손님 외에는 주로 낮시간 영업을 한다.
"사람들의 술버릇이 가지각색이잖아요. 뒷좌석에 앉아 연신 노래를 흥얼거리는 이도 있고 깊은 잠에 빠져 코를 골다가도 "손님 다왔습니다" 한마디면 눈을 번쩍 뜨고 택시비를 정확하게 지불한 후 집으로 들어가는 이도 있죠. 누가 봐도 음주정도가 위험수위를 넘어 택시를 불러놓고도 이 정도면 운전할 수 있다고 객기를 부리는 손님들이 가장 골치 아프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이들은 "택시비 20-30달러 아끼려다가 몇백배 손해보지 말고 연말연시엔 택시를 이용해달라"는 홍보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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