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이민수속을 밟아 미국으로 이주한 순수 이민자수가 지난해 들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외교통상부가 최근 발간한 ‘2000년 외교백서’에 따르면 99년 한국에서 해외이주 신고를 하고 출국한 순수 이민자수는 총 1만2,655명으로 전년도의 1만3,974명에 비해 9.4%가 줄어들었으며 이중 미국 이주자는 98년도의 8,734명에 비해 무려 38.6%가 줄어든 5,360명으로 기록됐다.
백서의 국민 해외이주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이민자는 96년 7,277명, 97년 8,205명, 98년 8,374명으로 매년 500여명씩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들어 2,000여명 이상 대폭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이같이 공식 이민자가 줄어든 것은 ▲한국의 경제여건 호전에 따라 해외이주 희망자가 점점 줄고 있으며 ▲미국 등 이민 대상국들의 수민정책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백서는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유학, 주재원, 관광 등으로 입국했다가 취업비자를 통해 영주권을 받는 경우가 많아 순수 이민을 포함한 전체 이민자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99년 해외이주 현황을 국가별로 보면 캐나다 이주자가 과반수를 넘는 6.783명으로 전체의 53.6%를 차지했으며 미국 5,360명(42.4%), 호주 302명(2.4%), 뉴질랜드 174명(1.3%)의 순으로 나타났다. 캐나다는 한인 이민자가 매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들어 전년 대비 42.1%가 증가하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며 순수 이민자수만으로 볼 때 사상 최초로 미국을 제치고 한국인들의 최대 이민국으로 부상했다.
백서가 밝히는 99년 한국인 해외이주 현황의 또하나의 특징은 가족초청이민 등 연고초청 케이스가 크게 줄어든 반면 투자와 취업이민은 증가했다는 것. 99년 형태별 현황을 보면 취업이주가 5,267명(41.6%)으로 가장 많고 연고초청이 전년보다 절반이나 줄어든 3,342명(26.4%)에 불과했다. 98년에는 연고초청이 6,638명(47.5%)으로 가장 많았으며 취업이주 3,805(27.2%), 사업이주 2,179(15.6%) 등 순이었다.
한편 역이민자의 경우는 97년 6,262명, 98년 5,190명에 이어 지난해 4,799명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9년 역이민 케이스를 국가별로 분류하면 미국으로부터의 역이민자가 2,906(60.6%)명으로 가장 많고 그외 뉴질랜드 393명(8.2%), 캐나다 371명(7.7%), 아르헨티나 153명(3.2%), 기타 976명(20.3%)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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