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폭설이 올 것이라고 해서 미리 음식 준비를 이것저것 사다 놓았다.
눈 온다는 소식에 빵, 우유, 계란이 진열대에 비어있다.
하얀 눈이 산을 삼키듯 펄펄 내렸다. 오랜만에 하늘을 보니 밤인데도 어둡지 않고 흰눈의 잔상에 밝아 보였다. 흰 구슬이 내리는 것 같은 광경에 새삼 신비스럽고 하늘의 오묘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얗게 덮인 눈이 낭만적을 선사하지만, 반면에 미끄럼 사고, 교통체증 등등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눈 올 때 조난 사고를 당한 어느 젊은 부부가 생각났다.
아내의 부모가 사는 주에, 4살과 7개월 된 딸 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크게 걱정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가는 길에 아내가 “다른 길로 가면 지름길인 것 같다"며 남편한테 지도를 보며 얘기했다. 우리가 왔던 길로 가는 것보다 베어캠프로 가면 25마일쯤 빨리 가는 길로 가자는 제안을 했다. 길 이름부터가 사람의 인적이 드문 것이란 느낌이다. 남편은 아내의 제안에 따라 그 길로 들어섰고, 이정표도 눈이 와서 잘 보이지가 않아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 길인데 왼쪽으로 갔다. 한참을 간 후에 길을 잘못 들어섰다는 걸 알았지만 길이 너무 좁아 왔던 길로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눈에 바퀴가 빠져 갈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하루를 차 안에서 버티고 날이 밝아오자 남편이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설상가상으로 전화도 안 되는 산악지대였다. 결국엔 남편은 사망하고 애들과 아내는 구조 되었다. 날씨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인적이 드문 곳을 운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빨리 가려고 지름길을 택했던 길이 영영 돌아 올 수 없는 길이 되고 말았다.
사람은 길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산다. 많은 사람들은 ‘지름길'을 택한다. 빨리 가려는 조급함이다. 지름길이 꼭 빠른 길은 아니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발묘조장(拔苗助長)이란 말은 모의 싹을 뽑아 성장을 돕는다는 뜻으로 다시 말하면 급하게 서두르다가 일을 망치거나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조급증은 현명한 판단을 하기 어려워 오히려 실패를 가져 올 수도 있다.
눈 위에서 운전 하는 길은 평상시와 완전 다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미끄러져 나간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더 빙그르르 돈다. 사고도 많이 일어나는 때이다.
도로 혼잡과 길이 막히고 하이웨이에서 몇 마일을 몇 시간씩 갈 때도 있다. 눈이 얼어 붙어 완전 아수라장이다. 길 위가 정말 최악의 상황으로 된다.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하지만 항상 좋은 선택은 아니다. 지름길은 유혹을 주지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선 길에서는 길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고, 환경적인 피해로 지름길이 자연 훼손으로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시가 마음에 새겨진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선택의 순간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선택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선택은 인생에 있어서 나침반이다.
<
김민정 포토맥 문학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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