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소득 100만달러 초과분에 대해 9.9% 세금 부과 추진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가 연소득 100만 달러를 넘는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소득세 도입을 공개 지지하며, 워싱턴주 세제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퍼거슨 주지사는 23일 예산 관련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주도의 주의회가 논의 중인 ‘백만장자 소득세’ 구상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해당 안은 연간 소득 100만 달러 초과분에 대해 9.9%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워싱턴주는 개인 소득세가 없는 9개 주 중 하나다.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지사의 지지는 그동안 진보 진영의 ‘숙원’으로 여겨져 온 소득세 도입을 현실로 끌어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퍼거슨 주지사는 “워싱턴주는 심각한 생활비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시대에 뒤처진 역진적 세제를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제를 보다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백만장자들이 공동의 번영을 위해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긴축적 요소가 포함된 추가 예산안을 발표하며 진보 진영의 비판을 받은 날 나와, 민주당 내 좌측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뒤따랐다.
실제로 크리스 레이크달 워싱턴주 교육감은 해당 예산안을 ‘긴축 재정’이라고 비판했고, 퍼거슨은 지난해에도 부유층 전체 자산에 과세하는 ‘부유세’에 반대해 진보 진영의 불만을 산 바 있다.
워싱턴주는 그동안 판매세 의존도가 높아 저소득층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소득세 도입은 과거 여러 차례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가장 최근인 2010년에도 부유층에 한정한 소득세 도입안은 큰 표차로 거부됐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정치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2024년 유권자들은 고소득자의 금융자산 이익에 과세하는 자본이득세를 압도적으로 지지했으며, 100만 달러 초과 이익에 대해서는 9.9%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주상원 다수당 대표인 제이미 페더슨 의원은 “워싱턴주는 소득세가 없는 완전한 예외”라며, 2026년 회기에서 어떤 형태로든 백만장자 소득세가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퍼거슨 주지사는 이 세금이 단기 재정 적자를 즉시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이르면 2029년부터 시행돼 연간 최소 3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세 기준인 100만 달러를 물가에 연동해 법에 명시하고, 저소득층은 영구적으로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원 예산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트래비스 쿠튀르 의원은 “이는 세수 문제가 아니라 지출 문제”라며 “백만장자에게서 시작한 세금은 결국 더 많은 주민에게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주 의회는 2024년 주•지방정부의 소득세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이번 논의는 향후 입법•사법적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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