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기특검,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吳 공소장서 “당시 유리한 조사 필요” 판단
▶ 吳측 “明 주장 외 증거없어…미공표 여론조사 모두 조작”…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서울=연합뉴스) [촬영 류영석]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8일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8
오세훈 서울시장을 기소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021년 4·7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본경선 승리를 통한 공천을 확신하지 못한 오 시장 측에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여론조사를 선거 전략으로 쓰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이를 받아들여 명씨로부터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그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신 내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반면 오 시장 측은 명씨의 일방적 주장 외에 증거가 없고 그의 가짜 여론조사를 캠프 측이 발견해 틀어진 상태에서 이용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라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10일(이하 한국시간) 연합뉴스가 확보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소장에는 오 시장이 명씨와 접촉해 여론조사를 받아보기까지 과정이 상세히 적혔다.
8쪽 분량의 민중기 특별검사팀 공소장에 따르면 오 시장은 2021년 당시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의원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2011년 서울시장직에서 내려온 후 9년이 넘는 정치적 공백으로 당내 입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당시 나 의원에게 뒤처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여럿 나온 데 더해 나 의원에게는 '경선 룰'에 따른 여성 후보자 가점이 적용됐기 때문에 오 시장의 본경선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은 2021년 1월 20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함께 광진구 한 식당에서 명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만났다.
명씨는 이 자리에서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를 여러 번 해서 지명도를 올리고 유리한 여론조사를 해서 선거의 전략으로 쓰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박영선 전 의원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자신이 나 의원보다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국민의힘에서 오직 오세훈만이 이깁니다"라고 썼다.
하지만 하루 뒤인 1월 22일 같은 대결에서 나 의원에게 뒤처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고, 오 시장은 단기간에 결정되는 당내 경선에서 자신이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할 유리한 여론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이에 당일 오 시장은 명씨에게 전화로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부탁하고 선거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강 전 부시장에게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특검은 봤다.
이 무렵 자신의 오랜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지원해달라고도 요청했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명씨는 2021년 1월 22일∼2021년 2월 28일 공표용 여론조사 3회, 비공표용 7회 등 총 10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김씨는 그해 2월 1일∼3월 26일 5회에 걸쳐 여론조사 비용 총 3천300만원을 명씨 측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 시장 측은 특검 기소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는 입장이다.
오 시장 측은 "명씨 주장 외엔 증거나 정황 확보에 진척이 없다"며 "미공표 여론조사는 모두 조작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러 번 여론조사를 해서 분위기를 바꾼다는 건 명씨가 활동한 소도시에서나 가능할 뿐 서울에선 불가능한 얘기"라며 주장을 일축했다.
오 시장 측은 "명씨가 샘플을 부풀려 가짜 여론조사를 만든 게 드러났는데 쓸모없는 여론조사를 거래했다는 설정 자체가 안 맞고, 그것도 우리 쪽 아닌 여의도연구소 등 다른 곳에 줘서 선거에 전혀 영향을 못 미쳤다"며 "가짜 조사가 밝혀졌고, 그것도 캠프 측이 발견해 '우리는 이런 걸 못쓴다'고 해 틀어진 상황이라 갖고 오지도 않았다. 특검 논리처럼 공모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한 적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법원 재판에서 범죄 혐의는 물론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를 두고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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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이 생각나네. 그는 뭐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