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50년만에 875배 증가
▶ 10월까지 누적수출 5,800억불
▶ 선박 등 고부가 중심 바뀌고
▶ K컬쳐 힘입어 소비재 ‘날개’
올 해 한국 수출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처음으로 수출 7,000억 달러 시대를 열어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선박 등 주력 산업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한 데다 기업과 지원 기관들의 수출 시장 다변화 노력이 성과를 보이면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무역수지 흑자 흐름도 강화되면서 환율 불안의 방패 역할을 하는 등 한국의 수출 경쟁력 강화가 경기 회복과 경제 안정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791억6,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3% 증가했다. 산업통상부가 잠정 집계한 11월 수출액이 610억 달러를 넘어선 만큼 올 해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산업연구원 역시 올 해 전체 수출액이 각각 7036억 달러와 7,00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7,000억 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1970년 8억 달러에 불과했던 대한민국 수출은 55 년 만에 875배 증가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무역수지도 2023년 6월 이후 꾸준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10월 누계 기준 무역 흑자는 564억 달러로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만 해도 글로벌 무역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을 시작하면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미국 정부는 거의 대부분의 무역 상대국에 관세 부과를 확대하고 나섰고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도 한층 더 복잡해졌다. 하지만 미·중 중심의 수출 지역이 신흥 시장으로 다변화됐고, K컬쳐 확산에 힘입어 수출 품목도 다변화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수출 회복을 견인한 중심 축은 반도체와 선박을 비롯한 주력 산업이었다.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수요 확대가 반도체 실적 반등을 이끌면서 올 1~10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7.8% 증가했다. 특히 아세안과 유럽연합(EU), 대만이 반도체 제품의 새로운 수출처로 부상했다.
이들 지역 뿐 아니라 신흥 시장 개척도 활발해져 올들어 10월까지 수출이 증가한 국가는 135개국으로 지난해(123개국)보다 12곳이 늘었다. 무협은 “축적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이 AI 수요 확대와 맞물리며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K컬처에 대한 소비가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소비재 수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음악(62.9%), 방송(65.1%) 등 K콘텐츠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영화·드라마에 등장했던 화장품, 의약품, 식품 수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처음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으며, 폴란드(112.3%), UAE(59.1%) 등으로 수요가 확산됐다. K푸드 열풍도 거셌다. 면류는 18.7%, 김 수출은 21.5% 증가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올 해 한국 수출 반등의 핵심 동력 중 하나가 중소기업이라는 점이다. 올 해 1~3분기 중소기업 수출은 6.0% 증가했으며 이는 국가 총수출 증가율(2.3%)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3분기 중소기업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6% 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무협은 “중소기업의 수출 성장세는 아시아와 중동에 집중돼 있다” 면서 “아시아는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 지역이며, 중동은 최근 한국산 제품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신흥 유망시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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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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