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 “삼성전자도 제조”
▶ 6세대 제품 독점 공급 호재 이어
▶ 테슬라 휴머노이드 등 적용 계획
▶ 파운드리 흑자전환 기대감 커져
▶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관측도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자체 인공지능(AI) 칩셋 ‘AI5’ 제조에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차세대 칩 AI6를 독점 수주한 데 이어 TSMC가 독점할 것으로 전해진 AI5 생산까지 맡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이 빠르게 턴어라운드(실적 호전)를 맞게 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 시간) 테슬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이번 기회에 명확히 하고 싶다”며 “AI5 칩은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제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판매 중인 전기차(EV) 모델 시리즈에 적용된 자율주행 칩셋 AI4는 삼성전자가 평택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이던 AI5는 대만 TSMC가 독점 생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날 삼성전자가 AI5 제조에 참여한다고 밝혀 AI5 칩은 TSMC와 삼성전자가 각각 생산하는 체제로 양산 계획이 변경됐다.
앞서 머스크는 7월 2027년 이후 출시될 차세대 칩셋 AI6 양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약 23조 원 규모의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AI5 생산에 참여하는 사실을 추가로 공개해 삼성전자와 테슬라 간 ‘AI 칩 동맹’은 AI4·AI5·AI6까지 이어지며 한층 강화됐다.
테슬라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역량을 발판으로 AI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말 양산이 예상되는 5세대 오토파일럿 칩셋인 AI5는 최대 2500TOPS(초당 1조 회 연산) 성능이 목표다. 6세대인 AI6는 2027~2028년 출시가 목표로 5000~6000TOPS를 겨냥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체 AI 칩셋을 테슬라 모델 시리즈의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데이터센터 등에 전방위로 적용할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 호황기에 들어선 삼성전자도 테슬라의 AI5를 추가 수주하면서 슈퍼사이클의 반경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4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해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1% 이상 증가한 12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회복했지만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非)메모리 사업은 약 2조 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폭이 큰 탓에 8월 수주한 애플의 이미지센서(CIS)를 내년에 생산해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2027년 말 테슬라의 AI6 생산에 돌입해야 파운드리가 적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이 내년에 AI5를 생산하게 되면서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이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머스크는 이날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AI5 생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머스크는 “AI5칩 과잉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명확한 목표”라며 “자동차·로봇용 AI 칩셋을 너무 많이 보유하게 된다면 데이터센터에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AI5·6 칩셋 생산을 기점으로 시장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1998년 텍사스 오스틴에 생산 라인을 준공한 삼성전자가 지난해 첫 파운드리를 가동한 TSMC보다 공장 및 인력 운영 인프라가 앞서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 미국 공장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미국 빅테크들이 내년 준공될 삼성 테일러 공장에 더 많은 반도체 제조를 맡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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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구경우 기자·윤민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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