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성 키운 위법 판결
▶ “위법 확정땐 재정 적자 확대”
▶ 미 등 주요국 국채 금리 급등
▶ 독·불 10년물 2011년후 최고
▶ 투심 급랭에 뉴욕 증시는 하락
▶ 금값 사상 첫 3600불 넘어서
▶ 트럼프, 대법에 신속판결 요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미국 법원 항소심에서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오자 미국은 물론 주요국의 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금값은 폭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미국 연방 부채가 불어나는 상황에서 관세 수입마저 위태롭다는 우려가 커지자 국채의 인기는 떨어지고 안전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몰린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우위의 대법원에 신속한 판결을 압박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4.26%, 4.97%로 각각 전 거래일보다 3bp(bp=0.01%포인트), 5bp 뛰어올랐다. 특히 3일 30년물 수익률은 5.00%까지 오르며 올 7월 이후 약 2개월 만에 5% 선에 도달했다.
채권금리가 올라갔다는 것은 투자가치가 떨어져 가격이 내려갔다는 의미다.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도 2일 5.69%까지 치솟아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최근 1년 동안에만 1%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채권의 벤치마크인 독일 10년물 국채금리와 프랑스의 10년·30년물 금리도 각각 2.78%, 3.58%, 4.50%로 마감해 2011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증시도 힘을 못 쓴 것은 마찬가지였다.
2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달 29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나란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채권·주식과 달리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트로이온스당 3592.2달러로 전장 대비 2.2%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열린 시장에서 금 선물은 3616.9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36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너태샤 카네바 JP모건 글로벌 원자재 전략수석은 올해 말과 내년 말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3675달러, 4250달러로 각각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처럼 요동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발효한 상호관세가 사법부에서 위법 판단을 받으면서 각국의 무역·재정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가는 상호관세가 위법으로 최종 판단될 경우 미국 연방의 재정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관세 수입은 올 7월 월간 사상 최고치인 28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국가 재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관세 수입이 줄어들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7월 4일 서명한 감세법을 감당할 적자 방어 수단도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경기 악화 신호가 잇따르고 있는 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점도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2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7로 시장 전망치(49.0)를 밑돌았다. 이 지수가 경제활동 위축을 뜻하는 50 미만으로 유지된 지만 벌써 6개월째다. 중앙은행의 독립성도 불안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을 조기에 찾기 위해 5일부터 11명의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시작하기로 했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대법원에 조기 심리 개시와 신속한 판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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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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