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때문에 얼마전 차 한대를 날렸고 냉난방 하는 에어콘을 날릴 단계에 있다.
지난 40년간 한번도 보지 못했고, 우리 집엔 전혀 없었던 조그마한 쥐들이 갑자기 우리 집에 생긴 가장 큰 원인은 땅콩 때문이었다.
새밥을 주려고 새모이와 함께 딱따구리가 잘 먹는 땅콩을 차고에 놔놓고 조금씩 매일같이 뒷창문에 걸린 새먹이통에 주는데, 내가 저지른 잘못은 땅콩봉지를 열어놓은 채로 놓아둔 것이다.
또 한가지 잘못한 것은 렉서스 차를 차고에 보관하고 오랫동안 몰지않고 와이프가 머리하러 미장원에 가끔 갈 때 몰고 나갔고 주로 내 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언젠가 한번 몰고 나왔더니 엔진이 와글와글하며 진동이 생기고 빨리 달릴 수도 없었다. 엔진에 문제가 있다고 싸인도 들어와 있었다. 그래서 후두를 열고 보았더니 엔진 위에 땅콩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으며 그 옆으로 새둥우리보다 더 큰 집을 지어놓았다.
할 수 없이 가까운 한국사람 메케닉한테 가서 컴퓨터에 걸고 검사했더니 실린더 밸브 하나가 작동을 안하는데 그 원인을 도무지 못 찾겠고 자동차 중앙컴퓨터 장치가 나쁜 것 같은데, 자기들은 못 고치니까 차 딜러에 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차 딜러에 맡겼더니, 지난번에 한국 메케닉이 하듯 몇 가지를 다 갈아놓고 나한테 연락하기를 지금까지 $2,500을 들였는데도 못 고쳤는데 또 $2,500을 더 들여서 차의 중앙컴퓨터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어이가 없어서 내 차를 담보로 새 차를 사면 얼마냐고 했더니, 마일수는 5만마일 밖에 안되었고 새차처럼 보이지만 햇수가 2009년도라 $7,000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 내가 $5,000 수리비를 주고 다 고치면 완전히 개런티를 하겠냐고 했더니 크리스털 법칙을 얘기하며 절대 안된다고 했다.
내 자신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은 생쥐들이 어딘가 전기줄을 끊어놓았으면 그것을 찾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쥐 얘기는 절대로 안했다. 할 수 없이 그냥 현재 이 상태로 너네가 가지면 얼마주겠냐고 했더니 $5,000을 준다고해서 그냥 그 값에 뺏기고 나왔다.
그 때부터 지난 일주일 동안 새차 보러 다니느랴, 또 온라인에서 차종류를 알아보랴, 무지하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자기가 몰던 렉서스 보다 낮은 차는 거들떠 보려하지도 않는 아내때문에 돈이 무지하게 들어갈 것같다.
또 지난주엔 갑자기 에어콘이 안돌아가서 뜨거운 바람만 나오길래, 내 실력으로 사방을 조사해보아도 어디가 고장났는지 도무지 몰라서 할 수 없이 기술자를 불렀다. 나이가 지긋이 들은 백인인데, 에어콘이 히트펌프이어서 집안에 설치된 열교환장치부터 상세히 검사한 후, 별 큰탈이 없으니 집밖에 설치된 냉매(프레온 가스) 압력장치를 뜯기 시작했다.
왠걸, 스위치 장치와 콘덴서 장치가 들어있는 공간에다 쥐들이 둥우리를 커피잔보다 더 크게 지어놓고 살림을 차렸던 것이다. 이 기술자가 설명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피해를 입고있다면서 쥐들이 전기줄을 씹어놓고 부품을 손상시키니까 작동이 잘 안된다고 했다. 몇개의 부속품을 갈고, 당장은 돌아가게 만들어놓고 $980을 바가지 씌웠다.
그리고 하는 소리가, 생쥐들이 손상시켜놓은데다 우리 에어콘 장치들이 19년이나 오래되어서 조만간 갈아야되는데, 집밖에 장치를 갈려면 집안 장치를 한꺼번에 갈아야 새로 규정된 냉각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12,000 정도는 날아간다고 예상된다.
다행히도, 당장 쥐약과 쥐틀을 사방에 놓았더니 엄지 손가락만한 생쥐 3마리를 잡았고, 땅콩을 여기저기 놓아보았더니 한개도 건들지 않는 것을 보니 몽땅 죽은 것 같다.
와이프가 하는 말이, ‘현대에서 나온 제네시스 GV-70가 예쁘고 맘에 든다’고 마음을 굳힌 모양이다. 내 나이 80에 죽을 날이 가까워서 절대로 호화스러운 차량이나 주택은 안 사려고 결심했는데….
하지만 100세 시대에 앞으로 20년간은 준비해야지!
<
윤정진, 메릴랜드 바둑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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