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따른 자국 핵시설 피해가 상당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밤 공개된 국영 IRIB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핵시설 피해는 경미하지 않으며,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란원자력청(AEOI)에서 상황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우리는 어떤 새로운 요소가 생겼는지, 어떤 쟁점을 제기해야 할지 파악하며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협상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아락치 장관은 이란 우라늄 농축 활동의 핵심인 포르도 핵시설 상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전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핵시설이 심하게 손상됐다"며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바 있다.
지난 22일 미국이 B-2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시설 3곳에 벙커버스터 폭탄 등을 투하한 직후 이란 측에서 폭격 피해를 평가절하했던 것에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당시 국영 프레스TV는 소식통을 인용해 "3곳 시설이 오래전에 대피했고 농축 우라늄도 안전한 곳으로 이전됐다"며 "(핵시설) 출입구에 경미한 표면적 손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공격이 성공적으로 저지됐다"고 보도했었다.
이처럼 기류가 변화한 배경에는 이란이 미국과 핵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핵시설 피해 정도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아락치 장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란과 포괄적인 평화합의를 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자고 말하려면 협상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상 재개에 대한 합의는 전혀 없다"며 "현재로서는 협상 계획이나 의제도 없고 대표단 임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이 이뤄지며 이틀 뒤 예정됐던 미국과의 핵협상 6차 회담이 무산된 것을 가리켜 "미국은 협상 자체를 배신했으며, 우리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우리의 향후 결정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 결정은 이란 국익에 근거해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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