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핵농축 수준 3.67% 제안…美·유럽은 전면중단 요구”
▶ 트럼프 ‘2주 시한’에 중재국 긴박… “푸틴, 23일 이란 외교장관 면담”
▶ 이스라엘 외교장관 “이번 공격으로 이란 핵무기 2∼3년 지연 평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상부가 파손된 이란 아라크 중수로 시설 [로이터]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중동에 드리운 전운이 짙어지고 있지만 핵협상을 둘러싼 외교 해법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2주 시한'을 놓고 유럽과 중동의 중재국이 각각 긴박하게 협상 테이블을 오가고 있지만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21일(현지시간)에도 미사일을 주고 받으며 9일째 무력 공방을 멈추지 않았다.
◇ 3.67%까진 농축하겠다는 이란…美·유럽 전면포기 압박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자 보도에서 유럽과 아랍권 당국자들을 인용, 이란이 최근 협상 과정에서 우라늄 농축 수준을 민간 용도인 3.67% 이하로 제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핵개발 전면 포기를 압박하는 데 유럽 주요국이 사실상 가세한 이후에도 이란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다.
미국은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중동내 친이란 무장세력들을 지원해 주변 아랍국가와 이스라엘, 중동내 미군기지를 공격해 온 이란이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걸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 당시인 2018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 폐기하고 제재를 복원하자 우라늄 농축도를 준(準) 무기급인 60%까지 높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현재 핵탄두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408kg 상당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번주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해외에서 수입한 저농축 우라늄만을 사용한다면 민간 목적 핵 활동을 용납하겠다는 제안을 전달했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도 비슷한 입장이다. 2015년 JCPOA 타결 당시만 해도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건 용인했던 것에 비해 태도가 더욱 강경해진 것이다.
◇ 폭격 받으며 버티는 이란…이스라엘도 "장기전 대비" 으름장
그러나 이란과 이스라엘은 각각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란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과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수뇌부와 주요 핵과학자 상당수가 사망하는 피해를 봤다.
이후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 일대의 제공권을 장악한 채 9일째 주요 군사기지와 핵시설 등을 폭격 중이다.
이란 측은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미사일 세례를 퍼붓는 방식으로 반격 중이며 현재까지 약 450발의 미사일을 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과 20일에는 다수의 자탄(子彈)을 흩뿌려 민간인 살상 우려가 큰 집속탄(集束彈)까지 발사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21일 오전 2시 30분께 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에 접근하면서 텔아비브 등 중부 지역 곳곳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이란에서는 미사일 저장고와 발사대 등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진행됐다.
현재까지의 전황은 이란이 불리하다. 하지만 이스라엘보다 인구가 10배나 많고 국토면적은 75배에 이르는 대국인 까닭에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이스라엘의 공세 역량이 먼저 고갈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 측도 장기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양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강력한 적에 맞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 국민에게 앞으로 닥칠 '힘든 나날'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공격에 가담할지 여부를 '향후 2주 내'에 결정하겠다며 판단을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상군 투입 없이 공습만으로 이란을 굴복시킨다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군사개입을 결정했다가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경험한 수렁에 다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 "중동 전체 혼란 빠질라"…주변 아랍국들 외교해법 분주
그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페르시아만 일대의 아랍국가들은 미국의 군사개입을 만류하며 갈등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란이 자국내 미군기지를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보복을 감행할 수 있고, 이란내 핵시설이 파괴되면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자국으로 날아올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란 신정체제가 붕괴할 경우 극단주의 세력이 준동하면서 중동 전체가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서 갈등 중재 역할을 수행할 의사를 밝혔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NBC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는 23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의 기드온 사르 외교장관은 21일 공개된 독일 빌트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을 이미 최소 2년에서 3년 지연시켰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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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믿으락꼬?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