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긴장… 실물경제 악화
▶ 미 PMI 48.5…3개월째 경기 수축
▶ 중은 48.3…32개월 만에 최저치
▶ 관세 휴전에도 무역국 불안 여전
▶ ‘셀 아메리카’로 달러 약세 가속화
미국과 중국이 벌인 관세전쟁의 여파로 양국 제조업 지표가 동반 하락하는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양국이 관세 치킨게임을 일시 휴전시킨 ‘제네바 합의’를 두고도 서로가 먼저 위반했다고 비난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어 실물경제 전반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발표에 따르면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8.5로 시장 전망치인 49.5에 크게 못 미쳤으며 지난해 11월(48.4)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또 올 3월(49.0)과 4월(48.7) 이후 3개월 연속으로 경기가 수축 국면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50 이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날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5월 미국 제조업 PMI 또한 52.0으로 전망치(52.3)와 이전 4월 수치(52.3)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 제조업 지표 역시 부진했다. 3일 발표된 5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8.3으로 전달(50.4)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경기 수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 시장 전망치인 50.7을 크게 밑돌며 2022년 9월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차이신 PMI는 중국 정부가 집계해 발표하는 공식 PMI에 비해 민간 중견·중소기업 조사 대상이 더 많은 만큼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평가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올해 5월 제조업 PMI도 49.5에 그쳤다. 왕저 차이신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에서 “제조업 공급과 수요가 해외 수요 감소로 크게 위축됐다”며 “경제 하방 압력이 이전보다 상당히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무역 휴전을 맺기 전까지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주고받은 데다 현재의 관세 휴전 상태 역시 불안하다는 우려가 반영된 탓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경우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부과한 보복관세의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외신들은 제네바 합의 이후 한 달도 채 안 돼 미중 간 무역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경기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달러와 국채 등이 매도세에 휩싸이는 ‘셀 아메리카’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 엔화, 유럽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8.71로 하락해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올 4월 21일(98.28)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달러인덱스 98선은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세정책으로 미국의 제조업 부진과 국가부채 위기감이 더욱 심해지고 중국과 다시 무역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날 “미국은 절대 부도가 나지 않는다”며 시장을 안심시키려던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메시지에도 시장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같은 날 10년물(4.44%)과 30년물(4.97%) 등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도 여전히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는데, 이 같은 국채 매도세는 약달러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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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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