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대통령 “트럼프, ‘평화·학살’ 모순적 메시지” 비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로이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평화를 위해 권력을 사용하고 싶다더니 거짓말이었다"고 비난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날 테헤란에서 이란 현지 교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대통령이 이 지역(중동)을 찾아 한 발언들은 본인과 미국인들에 대한 수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를 가리켜 "권력을 사용해 가자지구에서 학살을 벌이고, 가능한 모든 곳에서 전쟁을 부추기고, 자국 용병들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으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10t(톤)짜리 폭탄을 줘 가자지구의 어린이들과 병원, 민가, 레바논 등 어디든 투하하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할 때 '힘을 통한 평화'를 천명했던 것을 비난하면서 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국면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아랍 국가들에 "미국 없이는 10일도 살 수 없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 모델은 분명한 실패"라고 단언했다.
그는 "시온주의자 정권은 역내 악성 종양"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날 테헤란에서 이란군 앞에서 연설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그는 평화를 얘기하면서 첨단 살상 무기를 쓰겠다고 위협하는 등 평화와 학살이라는 모순적 메시지를 낸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란은 전쟁을 원치 않으며, 이란인은 협상을 원하지만 협상에 굴하지 않을 것이며 합법적인 권리를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16일 중동 순방 중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과 관련해 말했던 것들을 가리켜 "트럼프 대통령 외에는 그의 반(反)이란 발언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협박 전술에 굴하지 않고 독립을 내세우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이 이란을 불안의 근원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군사, 학술, 과학, 그리고 핵 분야에서의 성과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아랍에미리트(UAE)를 끝으로 나흘간의 중동 순방을 마무리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제안이 이미 전달됐다며 "그들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어떤 서면 제안도 받지 못했다"며 "이란이 평화적 목적을 위해 힘들게 얻어낸 농축 권리를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오만의 중재로 고위급 핵협상을 했고 추가 협상도 예고했다. 핵협상의 최대 쟁점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존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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