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국내의 빅테크 기업인들을 불러 모아 민영기업 좌담회를 가졌다. 시 주석 앞에 선 이들은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비롯해 화웨이의 런정페이, 샤오미의 레이쥔, 비야디(BYD)의 왕촨푸 등 중국을 대표하는 테크 거물들이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이는 마윈과 량원펑이었다. 마윈은 2020년 1월 중국의 낡은 기업 규제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뒤 당국에 미운털이 박혀 해외를 전전하다가 공식 석상에 복귀했다. 1월 저비용 고효율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R1’을 내놓은 스타트업 창업자인 량원펑도 시 주석과 악수를 나눴다.
■시 주석이 빅테크 등 민간기업인들을 불러 좌담회를 개최한 것은 6년 만으로 매우 이례적이었다. 미중 패권 전쟁의 핵심이 첨단 반도체와 AI 등의 기술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알린 이벤트라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좌담회 이후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10대 기술주를 뜻하는 ‘테리픽10(T10)’이라는 신조어를 내놓았다. 이들은 알리바바·텐센트·BYD·샤오미·메이투안·SMIC·지리차·바이두·넷이즈·징둥닷컴 등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중국의 ‘T10’이 미국 대표 기술주 7곳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7)’의 성과를 압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T10’ 외에도 AI 기반 중국 테크 기업 8곳을 묶은 ‘비너스 8’과 딥시크 등이 포함된 항저우 소재 6개 기업을 뜻하는 ‘6소룡’ 등의 애칭이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쓰이고 있다.
■중국은 다음 달 열릴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AI 등 첨단 기술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은 규제를 덜어내기는커녕 기업의 경영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법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대로 가면 AI 등 첨단산업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신성장 동력을 점화하려면 규제 혁파와 정부·국회의 전방위 지원으로 기업의 투자 의욕을 높여야 한다.
<홍병문/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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