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지·차일드케어 비용, 소득의 60% 넘어
▶ 전국 50개 도시 조사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지만 집을 장만하고 자녀를 키우려면 경제적인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온라인부동산업체 질로우(Zillow)는 대도시에 사는 경우 소득의 60% 이상을 주거비와 양육비로 지출한다고 발표했다.
팬데믹 동안 부동산 가격은 2019년과 비교해 거의 50%가 올라 그 만큼 모기지 부담이 커졌고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차일드케어 비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전국 50개 대도시 가운데 31개 도시에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은 소득의 60% 이상을 모기지, 차일드케어 비용으로 지출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소득의 전부 또는 그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로우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중산층 가정은 매달 모기지 페이먼트 1,973달러, 차일드 케어 1,984달러를 지출하기 때문에 평균 월소득 6,640달러에서 이를 제하면 2,683달러가 남는다. 그리고 여기에서 식비, 의료비, 교통비, 보험, 세금 등을 제하면 빠듯한 생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결국 대도시에 살면서 자녀를 키워야 한다면 하우스 푸어(House poor) 또는 빚에 쪼들리는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메리칸 드림’은 자녀가 없는 맞벌이 부부(DINK; Double Income No Kids)에게나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워싱턴 지역의 경우에도 주택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이자율도 여전히 높고 또한 다른 지역보다 물가도 비싸 중간 소득으로는 이미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중간 연소득은 11만7,696달러로 모기지 페이먼트 3,101달러, 차일드케어 2,382달러 등 소득의 63%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의 30%를 주거비용으로 지출하라는 권고는 이미 현실과 무관한 말이 됐고 차일드 케어 비용은 소득의 7%를 넘지 않도록 하라는 조언도 공허한 말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부동산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차일드 케어 비용도 2019년 소득의 27%에서 지금은 30%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LA에서는 소득의 121%를 모기지, 차일드 케어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으며 샌디에이고는 113%, 시애틀은 92%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득을 전부 지출하고 나면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궁금할 뿐이라는 반응도 있다.
결국 이러한 이유로 최근 도시를 떠나 외곽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서부나 동부 해안가의 대도시 인구가 줄고 중남부의 도시들이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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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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