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출 규정에도 1년이상 거래가능… ‘투자자 보호 위해 바로 퇴출’ 지적도
기술주 중심 증권거래 시장인 나스닥에서 1달러 미만에 거래되는 '동전주'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나스닥 상장사 중 464개 사의 주식이 지난 1일 기준으로 1달러 미만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 7월 나스닥 상장사 중에서 주가가 1달러 미만인 회사는 2개에 불과했다.
2년여만에 동전주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는 수년 전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열풍 당시 나스닥에 입성한 업체들이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WSJ은 문제의 업체들은 대부분 지난 2020년 무렵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우회상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나스닥에는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기업의 상장을 취소하고 퇴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그러나 상장 취소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해당 기업의 이의제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단 30일 이상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 1차 경고를 받고 시정 기간으로 180일이 주어진다.
다만 180일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대부분 180일간의 추가 시정 기간을 받을 수 있고, 이후에는 청문회까지 신청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기업들도 최소 1년 이상 나스닥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은 일반 투자자들을 위험에 노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주가가 1달러 이상 떨어졌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방증이지만,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인 우량기업이 거래되는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라는 사실이 투자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1달러 미만의 동전주들은 나스닥과 같은 증권거래 시장이 아닌 장외거래소(OTC)에서 거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출신인 릭 플레밍은 "증권거래 시장은 투자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제대로 된 회사만 상장되도록 심사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며 "기준에 미달하는 회사가 많다는 것은 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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