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치기만 해도 부상…美 안팎서 ‘비인도적’ 비판

텍사스주 리오그란데강 [로이터=사진제공]
텍사스주(州)가 불법 입국을 막겠다며 수중 장벽을 설치한 데 이어 날카로운 철조망의 일종인 '레이저 와이어'까지 도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있는 리오그란데강 인근에는 최근 수 마일 길이의 레이저 와이어가 설치됐다.
레이저 와이어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금속이 박혀 있어 스치기만 해도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문제에 강경 대응을 고수해온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리오그란데강을 통한 밀입국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면서 세운 장치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달에도 리오그란데강에 '수중 장벽'으로 불리는 부표를 약 305m에 걸쳐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를 시행한 바 있다.
문제는 이들 장치로 인해 심각하게 다치는 이민자가 속출한다는 점이다.
지난달에는 한 19세 임신부가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던 중 레이저 와이어에 몸이 걸려 있다가 겨우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임신부는 결국 유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와 함께 밀입국을 시도하던 한 남성은 다리에 열상을 입었지만, 레이저 와이어에 몸이 낀 아이를 구하려다가 더 크게 다치기도 했다.
한 텍사스주 경찰관은 섭씨 37.7도의 무더운 날씨에 이민자에게 물이 제공되기는커녕 이들이 레이저 와이어에 걸려 피투성이가 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인은 상부가 리오그란데강을 건넌 이민자들을 "다시 물속으로 밀어 넣으라"고 지시했다면서 레이저 와이어가 이들 이민자를 수심 깊은 곳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런 잔혹성 탓에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레이저 와이어는 과도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수중 장벽 등에 대해 "비인도적"이라며 애벗 주지사가 유권자 표를 얻기 위해 이런 장치를 세우는 걸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텍사스 주민도 해당 정책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텍사스 지부 소속 변호사 데이비드 도나티는 "텍사스가 지금 추진하는 일은 명백히 불법인 경우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이와 관련한 언론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21일 트위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현 정책이 "이민자가 합법적으로 다리를 건너는 대신 목숨을 걸고 불법적으로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 국경순찰대는 리오그란데강을 통해 불법 월경을 하다 숨지는 이가 연간 200명이 넘는다고 집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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