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가주 평균 공실률 21%, LA 등 도심부 크게 증가
▶ ‘리턴투오피스’ 구호에 그쳐… 은행 리스크로 확산 우려

LA 지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6월 기준 팬데믹 이전보다 무려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 문제가 심각한 LA 다운타운 전경. [로이터]
LA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비교했을 때 무려 7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 근무 활성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인데 향후 중소형 은행 부실로 전이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 쿠시맨앤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남가주 지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평균 공실률은 21%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당시 13%와 비교했을 때 38%나 증가한 것이다. 면적으로 살펴보면 약 6,800만스퀘어피트의 사무용 공간이 비어있는 상항인데 팬데믹 이전(4,100만스퀘어피트)보다 급격히 늘어났다. <도표참조>
남가주 지역 중에서도 도심 지역의 오피스 빌딩 공실이 심각한 상황이다. 쿠시맨앤웨이크필드에 따르면 LA와 오렌지카운티의 공실률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각각 73%, 57% 증가했다. 면적으로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 LA 지역의 비어 있는 오피스 빌딩 면적이 2,080만스퀘어피트, 오렌지카운티는 630만스퀘어피트 늘어났다. 반면 남가주 중 비교적 외곽이라고 할 수 있는 인랜드엠파이어 지역의 공실률은 팬데믹 이후 21% 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선방한 상황이다.
도심 내에서도 오피스 빌딩이 몰려 있는 지역의 공실률이 특히 높다. LA 한인타운 서쪽 미드윌셔 지역의 6월 공실률은 29%로 LA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LA 다운타운 역시 26%로 빈 건물이 많다.
OC에서는 존 웨인 공항 인근 지역이 20%로 높았고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 역시 20%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향후 임대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오피스 빌딩이 많이 건축됐다가 수요 감속의 역풍을 집중적으로 맞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오피스 빌딩으로 지어진 건물의 공실이 너무 장기화되자 해당 공간을 급조해 물품 보관 창고로 사용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재택 근무의 활성화로 오피스 빌딩에 대한 수요가 단기간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늘어나기 힘들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상업용 부동산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지만 비용 문제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이와 관련해 “산업계에서 ‘리턴 투 오피스’ 바람이 불었지만 비용 문제와 직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오피스 빌딩 투자회사들이 큰 고민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남가주 지역의 고용은 5월 기준 약 804만명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약 5만명 증가했지만 오피스는 채워지지 않고 있다. 회사들이 직원을 더 고용해도 재택 근무를 시키지 회사로 불러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피스 시장 불황이 미 전국의 중소형 은행들에 채무 불이행 리스크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빌딩 투자자들은 은행 대출을 끼고 오피스 건물을 매입한 경우가 많은데 공실률 증가로 자산 가치가 급락하면서 채무 상환까지 힘들어지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오피스 빌딩 대출은 한인 은행과 같이 커뮤니티에 기반한 중소형 은행들이 주로 투자했기 때문에 리스크 확대가 최악의 경우 금융기관 파산으로 번질 수 있다. 현재 맥킨지는 재택 근무의 증가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 오피스 빌딩의 자산 가치가 약 8,000억달러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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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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