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약 때 국교회 외 모든 종교 자유 언급…웨일스어 등 다른 언어 사용
▶ 일반인 충성 맹세에 비판론도… “민주주의에선 군주가 우리에게 충성해야”

대관식 개최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로이터=사진제공]
다음 달 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지는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에는 여러 종교와 여러 언어가 어우러진다.
대관식을 집전하는 영국 국교회 최고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측은 30일(현지시간) 대관식 세부 내용을 공개하며 영국 국교회 외에 다른 종교도 포용한다고 밝혔다.
국왕이 신에게 '서약'(Oath)할 때 대주교가 "국교회는 모든 종교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추구하겠다"고 서문을 붙인다.
다만 서약 자체는 찰스 3세가 성경에 손을 얹고 대주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영국 국교회를 지키고, 법에 따라 통치하며, 정의와 자비에 기반해 판단한다고 말하는 전통을 따른다.
찰스 3세의 레갈리아(대관식 물품) 중 비기독교적 물품의 경우 전달식에 다른 종교의 성직자들도 참여한다.
찰스 3세 부부가 대관식을 마치고 떠날 때는 사원 문 앞에서 불교,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 시크교 대표들이 축복을 내린다. 이때 유대교의 안식일 관행을 고려해서 마이크를 쓰지 않는다.
찰스 3세 대관식에선 처음으로 영어 외에 웨일스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어 등 소수 주민의 언어로도 찬송가가 공연된다.
주기도문 노래는 참석자들이 각자 자신의 언어로 부른다.
여성·흑인 등의 참여도 눈에 띈다.
역대 대관식에서 처음으로 여성 사제가 성경을 낭독한다.
'승인'(Recognition) 때는 잉글랜드 가터훈장 수훈자 대표인 흑인 여성 상원의원 밸러리 아모스 남작이 대주교를 대행하고, 국왕의 비둘기홀 전달 때는 카리브해 출신 여성 플로라 벤저민 남작이 역할을 맡는다.
찰스 3세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오마주(경의) 의식 때는 캔터베리 대주교, 윌리엄 왕세자에 이어서 현장에 있거나 TV로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 동참을 요청한다. 통상은 성직자, 왕족 다음으로 귀족들이 국왕 앞에 나와 무릎을 꿇었다.
이를 두고 군주제에 반대하는 단체 '공화국'은 "민주주의에서는 국가 원수가 우리에게 충성을 맹세한다"며 "이는 대중을 경멸하는 공격적인 제스처다"라고 비판했다고 가디언지가 전했다.
녹색당의 제니 존슨 상원의원은 "1억파운드(약 1천700억원)가 넘는 대관식 비용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국민보건서비스(NHS) 간호사들에게 주는 게 나을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군주제가 구시대 제도라고 생각하는 상황에 충성을 맹세하라는 것은 이상한 요구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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