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된 LA 총영사관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한 재건축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궤도에 돌입했다. 아직 타당성 조사 단계이고, 예산이 충분히 확보돼도 완공까지 최소한 5~6년이 걸린다고 하니 갈 길이 멀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제대로 된 논의가 개시된 것 자체가 반갑다.
현재의 LA 총영사관 건물은 1956년에 지어진 것으로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 한국 정부가 500만 달러에 구입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지상 5층 지하 1층에 3만3,000스퀘어피트 규모이지만 주차장도 넉넉하지 않고 민원실도 비좁아 해외 최대의 한인사회에 서비스하는 재외공관으로서는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도 낡고 보수할 데가 많아 외벽 타일이 떨어져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안전망까지 설치돼있을 정도다.
총영사관 건물을 새로 짓거나 재개발하자는 아이디어는 오래 전부터 나왔었다. 2006년 당시 최병효 총영사는 총영사관 건물을 포함해 6가와 윌셔가, 뉴햄프셔 길에 접한 LA시 주차장 부지 등을 합쳐 LA시와 공동개발하는 ‘수퍼블록’ 구상을 통해 총영사관 건물을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2008년 무산됐다.
신연성 총영사 시절인 2012년에는 기획재정부 산하 해외자산관리팀이 공사비 실사까지 마쳤지만 최소 1억 달러로 추산됐던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한 위탁 건축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다른 재외공관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답보상태에 빠져있던 LA 총영사관 재건축은 작년 현 김영완 총영사의 부임과 함께 재추진되기 시작했고 결국 기본 설계예산 확보라는 첫 관문을 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어렵게 재건축 사업의 스타트가 이뤄진 만큼 이제 관건은 공사 예산이 얼마나 순조롭게 확보되느냐일 것이다. 한국 외교부는 LA 총영사관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회와의 협조를 통해 남은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총영사관을 찾는 남가주 한인들이 편리하고 깨끗하며 모국의 위상을 대표하는 시설에 대한 긍지와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인사회의 염원을 담아 새로운 총영사관의 완공까지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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