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정신문화연 창립 26주년 행사…노영찬 교수 ‘도덕경’ 특강과 오찬

지난 11일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창립 26주년 기념행사에서 김면기 회장(왼쪽)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영찬 지도교수.
고전 속에서 지혜로운 삶,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길을 모색해 온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가 창립 26주년을 맞았다.
지난 11일 조지 메이슨 대학 내 머튼 홀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김면기 회장은 “지난 26년을 한결같이 매달 도덕경, 장자, 사서와 성서를 강의를 해주신 석학 노영찬 교수님과 모든 회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그간 고전과 성서풀이로 동서양의 정신문화를 이해하면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는 법고창신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고전 속 지혜를 찾는 즐거움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강좌에서 노영찬 교수(조지 메이슨대)는 도덕경 3장을 바탕으로 “노자는 ‘마음은 비우고 배는 채우라’는 말로 지도자의 임무는 백성들의 머리를 이념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배를 채우는 것이라 봤다”고 전제한 후 “인간의 가장 절실하고 구체적인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하늘’만큼 귀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민중시인 김지하 역시 ‘밥이 하늘’이라 말했다고 했다. 지도자가 백성을 배고프게 하는 것은 결국 실패한 지도자이며, 주체사상으로 인민들의 머리만 잔뜩 채우고 기아에 허덕이게 만든 북한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노 교수는 “도덕경의 특징 가운데는 기존질서나 가치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파격적인 면이 있다. 도덕경 3장은 이런 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노자가 꿈꾼 이상적인 사회는 ‘경쟁과 도둑이 없는 사회’였다. 2600년이 지난 오늘도 이러한 이상사회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 사회가 욕심으로 가득 찬 지도자와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많은 사람들의 경쟁으로 민심이 어지럽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노자의 위무위(爲無爲) 개념에 대해서는 무위(無爲)는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쉽게 말해서 인위적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에 따라서 일이 이뤄지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즉 인간은 자연의 흐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파악하면서 그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노 교수는 결론적으로 “머리와 마음은 비워야 한다. 그래야 새로워질 수 있다. 불교나 도교뿐 아니라 기독교에서도 ‘마음의 가난’을 가르쳐 왔다”고 강조했다.
특강 후에 마련된 기념오찬에는 박옥춘 박사, 김기봉 박사와 황보 한 박사 부부, 최규용 교수 등 총 53명의 회원과 워싱턴 문인회 김영기 회장이 참석해 정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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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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