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살 공모하고 증거 은폐”…FBI·CIA·뉴욕경찰 등 상대 손배소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맬컴 엑스(X)의 가족들이 58년 전 그의 피살 사건 배후가 경찰 등 정부기관이라며 1억달러(약 1천300억원) 규모의 소송에 나섰다고 21일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맬컴X의 딸 일랴사 샤바즈(60)는 아버지의 기일인 이날 피살 장소인 뉴욕 맨해튼 북부의 맬컴X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경찰(NYPD)과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사전통지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샤바즈는 기자회견에서 이들 정부기관이 맬컴X 암살을 "공모하고 실행했다는 증거를 부정하게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 변호사인 벤저민 크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 내 유력인사들이 맬컴X 암살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존 에드거 후버 FBI 초대 국장 등을 언급했다.
크럼프는 "방아쇠를 당긴 사람뿐만 아니라 그와 공모해 이런 비열한 행동을 하도록 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경찰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앞으로 진행될 소송 건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FBI와 CIA는 입장을 묻는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맬컴X의 동료들은 그가 살해된 직후부터 몇몇 정부 기관이 암살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이를 막지 않아 사실상 방조했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맬컴X는 급진적 흑인운동 지도자로, 흑인 종교단체 '네이션 오브 이슬람'을 기반으로 과격한 백인 배척론을 펼쳤다.
1964년 네이션 오브 이슬람과 결별하며 이전보다 온건한 노선으로 돌아섰으나, 이로 인해 급진파의 반발을 샀다. 이듬해인 1965년 2월21일 뉴욕 할렘의 연설장에서 괴한 3명이 쏜 총에 맞아 39세 나이로 숨졌다.
네이션 오브 이슬람 회원 3명이 맬컴X 살해범으로 기소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중 한 명은 범행을 인정하면서 나머지 두 사람은 무고하다고 법정에서 발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고를 주장한 두 사람은 맨해튼 지검의 재수사를 거쳐 2021년에야 누명을 벗었다. 당시 재수사 과정에서 뉴욕경찰과 FBI가 이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숨긴 사실이 밝혀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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