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기밀해제 문건 중 보물지도 포함…과거 여러차례 발굴 실패해

‘보물이 있을까’ 네덜란드 시골마을 오메런 [로이터=사진제공]
2차 세계대전 때 네덜란드를 침공한 독일군 병사들이 금화와 보석 등 1천500만 파운드(약 228억원)의 보물을 숨긴 탄약상자의 위치가 기록된 지도가 공개돼 현지 시골마을이 보물사냥꾼으로 북적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는 최근 75년의 비밀유지 기간이 지남에 따라 2차 대전 직후 생성된 공문서 1천300여건을 공개했는데, 이후 동부 시골마을 오메런에서 금속탐지기와 삽 등으로 무장한 보물 사냥꾼들이 들판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들은 당국이 공개한 문서에 포함된 보물지도를 보고 모여든 사람들이다.
이 지도는 1944년 8월 동부 소도시 아른험 지역을 점령했던 나치 병사들이 폭격으로 파괴된 은행에서 약탈한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보석류와 금화, 은화 등을 탄약상자 4개에 담아 퇴각하다가 묻어둔 곳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물상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가치는 1천500만 파운드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도는 보물상자를 묻은 병사 중 1명인 '헬무트 S'라는 남자로부터 흘러나왔고, 이후 2차 대전 실종·사망자 등의 재산을 관리하는 네덜란드 기관인 베헤이르스연구소에 넘겨졌다.
네덜란드에서 이 보물의 존재는 2차 대전 종전 직후부터 알려져 있었고 공식 발굴 작업도 여러 차례 진행됐으나 성과는 없었다.
아너마리커 삼손 국립문서보관소 대변인은 "보물의 존재를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보물지도를 확보한) 베헤이르스연구소가 1947년 여러 차례 발굴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독일군 병사들이 연합군의 네덜란드 동부 수복 직전인 1945년 4월 퇴각하다가 보물상자를 아른험에서 40여㎞ 떨어진 오메런 마을 외곽에 있는 한 포플러 나무 아래 땅속 70∼80㎝ 깊이에 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물을 묻은 병사 중 2명은 전쟁통에 전사했고 한 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헬무트 S라는 병사는 현재도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헤이르스연구소는 1946~47년 3차례에 걸쳐 보물상자를 수색했으며, 이 중 3번째 수색에는 당시 독일에 살고 있던 헬무트 S를 데려와 참여시켰으나 보물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보물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애초에 보물이 없었다는 주장부터 누군가 이미 보물을 찾아갔다는 설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랏바우트대 역사학자 요스트 로센달 교수는 "헬무트 S는 1994년 8월 아른험의 한 은행이 폭격받은 뒤 거리에서 보석들을 주워 담았다고 말하지만 그달에 아른험은 폭격을 받은 적이 없다"며 "그의 주장은 사실일 리 없다"고 말했다.
또 일부 네덜란드 정부 관리들은 독일 병사들이 보물상자를 묻는 것을 목격한 지역 주민이 보물을 이미 캐냈거나 실종 상태인 독일 병사가 와서 보물을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발굴 실패나 학자들의 부정적인 지적도 보물을 찾으려는 아마추어 보물 사냥꾼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지역 주민 얀 헨전(57)은 "나는 보물찾기를 잠시 쉬고 있지만 금속탐지기를 든 사람 무리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며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곳에 보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한번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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