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의 한 주택가에서 20대 남녀가 술을 마시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같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서로 사귀는 사이였지만 술에 취해 다투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를 살해했다. 이날 밤 수차례 다투게 되면서 남자친구가 집을 나갔으나 두고 간 전화를 찾으러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부엌칼을 집어 들어 그를 수차례 찔렀다. 24살 남자친구는 그렇게 여자친구에게 살해당했다.
지난 2020년 2월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발생한 이 사건의 범인은 바로 존 네그로폰테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딸 소피아 네그로폰테(29)였다. 현장에서 체포된 소피아 씨는 지난 3일 몽고메리 카운티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날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2급 살인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으며 오는 3월 최대 4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1980년대 온두라스 대사로 임명된 네그로폰테 전 국장은 5명의 고아를 입양해 키웠다. 이 가운데 한명이 바로 소피아다. 자녀가 없던 네그로폰테 부부는 5명의 아이를 입양해 애지중지 키웠으나 막내딸이 살인범으로 감옥에 가게 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됐다.
소피아의 변호인은 “사건 당일 너무 취한 상태로 살인의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는 절대 살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배심원단도 이를 고려해 계획적인 1급 살인 대신 2급 살인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네그로폰테 전 국장은 “변호사와 항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검사나 배심원단은 사건의 복잡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소피아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비롯해 심각한 알코올 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스 선박 재벌의 아들로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네그로폰테 전 국장은 뉴욕 맨해튼에서 성장했으며 예일대와 하버드 법대를 거쳐 1960년 국무부에 들어갔다. 온두라스, 멕시코, 필리핀, 유엔 대사 등을 거쳐 2005년 신설된 국가정보국 초대 국장에 임명됐으며 이후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이라크 정책, 북핵문제 등 굵직한 사안을 다루었던 전문 외교관이지만 자식 문제에 있어서는 그의 화려한 경력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언론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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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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