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사로 설전 주고받은 양국 정상
▶ 세밑·세초 키이우 공습… 대피소서 새해
“도덕적·역사적 정당성은 우리에게 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프로파간다(선전)일 뿐, 푸틴의 권력 유지를 위한 전쟁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12일째, 새해 첫날부터 양국 정상은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푸틴 대통령이 ‘승리’를 거듭 장담하며 축배를 드는 동안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러시아군의 공습을 피해 어둠 속 대피소에서 새해를 맞았다.
1일(현지시간) 0시 국영 TV를 통해 공개된 푸틴 대통령의 신년 연설은 평소와 확연히 달랐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의 축제 장식 앞이 아닌 군인 무리를 거느리고 섰다.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인 만큼 내용 역시 다분히 공격적이고, 민족주의적 어조였다. 그는 침공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역사적 영토(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일부’인 우크라이나를 ‘되찾는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침공을 정당화한 셈이다.
신년사의 상당 부분은 서방을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 지난달 31일 러시아 남부군 사령부에서 사전녹화된 9분 분량의 이번 신년사는 그의 23년 통치 기간을 통틀어 가장 길다. 작년 연례 기자회견은 이례적으로 건너뛰었던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을 이용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은) 서방과의 대결이며, 러시아가 이기고 있다”고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강도 높게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신년사를 내놓았다. 그는 전날 자정이 되기 전 신년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전쟁은 선전가들의 주장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전쟁이 아니고, 역사적 이유 때문도 아니다”라며 “한 사람(푸틴)이 죽을 때까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푸틴은 군대와 미사일, 대통령궁, 국민 뒤에 숨어 러시아와 러시아인의 미래를 불태우고 있다”며 “테러국가와 이런 공격을 지시한 자, 수행한 자 모두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신년 연설이 방송될 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는 폭발음으로 요동쳤다. 세밑·세초 이뤄진 러시아군의 공습은 혹한기 우크라이나 주민들로부터 난방과 물을 빼앗으려는 ‘고사 전략’을 푸틴 대통령이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대피소에 머무르라”는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의 당부에도 호텔과 단독주택, 상점 등에 떨어진 20발 이상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숨졌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공격”이라며 “전범 푸틴은 사람들을 죽임으로써 새해를 축하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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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전두환 죽었을때 동네 신문에 쪼매하게 South Korea 독재자 죽음.
그냥 푸틴이라고 대통령은 무슨 독재자 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