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의회, 우파 연정 승인
▶ 팔레스타인 “국제사회 결의 위반” 미국·요르단과 관계도 악화 조짐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강경한 우파 정권이 출범했다.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 우파의 상징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1년 반 만에 재집권하면서다.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우파 연정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인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주요 정책 목표로 제시하며 ‘극우 본색’을 드러냈다. 올해 최악으로 치달은 정착촌 폭력 사태가 연정 출범 후엔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착촌 확대에 반대해온 서방 동맹과의 관계도 악화할 전망이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29일(현지시간) 특별총회를 열고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우파 연정을 승인했다.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을 중심으로, 유대 민족주의와 유대교 근본주의 색채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한 정부가 탄생했다.
앞서 리쿠드당은 이스라엘 점령지인 △갈릴리 △네게브 △골란고원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 및 개발 계획을 담은 ‘연정 구성 합의서’를 크네세트에 제출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연정에 참여한 극우 정당 ‘독실한 시오니즘’의 요구사항이었다. 연정은 또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관리하는 부서를 새로 만들고, 부서 책임자로 ‘독실한 시오니즘’ 인사를 내정하기로 했다.
국제법상 점령지 내 정착촌 건설은 불법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967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등을 점령한 뒤 유대인 정착촌 수십 곳을 건설하고 계속 규모를 키워왔다. 현재 약 50만 명의 이스라엘인이 정착촌에서 25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함께 살고 있다. 민족도, 종교도 다른 이들이 이웃해 살면서 정착촌에서는 무력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정착촌에선 어린이 33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150명과 이스라엘인 10명이 살해당해 역대 최악의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팔레스타인은 강력히 반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표 대변인 나벨 아부르데는 “이스라엘 차기 연정의 발표는 국제사회 결의를 모두 위반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땅에 세운 정착촌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 없이는 “평화도, 안보도, 안정도 없다”고 강조했다.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공통의 성지인 동예루살렘 ‘성전산’을 둘러싼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연정이 공식적으로는 성전산의 공동 관리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극우 정당들이 이스라엘의 지배권 확대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4년 이스라엘은 이슬람 국가인 요르단과 협정을 체결해 성전산에 위치한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을 요르단이 관리하도록 했다. 이스라엘이 약속을 어길 조짐을 보이자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28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분쟁을 일으키고 싶다면 우리도 준비돼 있다”고 경고했다.
연정은 또 차별금지법을 개정해 성소수자를 배척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합의서에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제품 판매와 서비스 제공, 진료 거부 등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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