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에너지 시설 대규모 공습…원전 3곳 등 발전소 대부분 멈춰
▶ 키이우 80%가 전기·수도 못 쓰고 이웃나라 몰도바까지 전기 끊겨…미, 드론용 대공포 등 추가 지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재개, 에너지 기반시설을 파괴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암흑과 추위에 갇혔다. 공습 여파로 원자력발전소 3곳을 비롯해 화력ㆍ수력발전소 대다수가 가동을 중단했고, 이웃나라 몰도바까지 전기가 끊겼다. 미사일 일부는 주거지역과 병원을 강타해 또 다시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공 무기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우크라이나는 오늘 하루 동안 미사일 70발을 맞았다”며 “러시아는 병원, 학교, 교통, 주거시설을 모두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있고, 에너지 공급도 없고, 난방도 할 수 없고, 물도 이용할 수 없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면 이것은 명백히 반인륜적인 범죄”라면서 “전 세계가 매우 확고한 대응 조치를 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순항 미사일 67발을 발사했고, 이 중 51발이 격추됐다”고 전했다. 공격용 무인기(드론) 5대도 날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방송 인터뷰에서 “군에 따르면 미사일 30발이 키이우를 향해 발사됐고 20발이 격추됐다”며 “격추되지 않은 미사일 이 주요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키이우를 비롯해 북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체르니히우, 키로보그라드, 오데사, 흐멜니츠키 등 러시아 전역에서 도시 전체 또는 일부가 정전 사태를 겪었다. 집중 공격을 받은 키이우에선 시민 80%가 전기와 수도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운영사 우크레네르고는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타격을 입어 모든 지역에서 긴급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습경보가 종료되는 즉시 수리를 시작할 것”이라고 알렸다.
우크라이나로부터 전력 일부를 공급받고 있는 이웃나라 몰도바에도 불똥이 튀었다. 안드레이 스피누 몰도바 부총리 겸 인프라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토의 절반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 여파로 우크라이나 내 원전 3곳이 가동을 중단했다. 다행히 원자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있는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 대다수가 공격을 당해 파괴되거나 폐쇄된 탓에 우크라이나는 전기 생산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의 공습이 잇따르자 미국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4억 달러(약 5,400억 원) 규모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열영상 조준경을 갖춘 대(對)드론용 대공포 150기를 비롯해 러시아 미사일 요격 100%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첨단 지대공미사일시스템 나삼스(NASAMS),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적 레이더 공격을 위한 대(對)레이더 미사일(HARM)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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