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사 시간·장소 다양화로 목표별 ‘맞춤형’ 타격 위협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시간과 장소를 다양화해 '언제 어디서든' 남측 목표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발사 시간을 심야로 선택한 것은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3천t급)가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실전적 능력을 보여주면서 한미 연합대비 태세를 시험하려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48분께부터 1시 58분께까지 북측 강원도 문천(원산 북방)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이런 심야 시간대에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경우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2019년 8월 오전 2시 59분과 3시 23분에 '대구경조종방사포'(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한 적이 있을 정도다.
올해는 탄도미사일을 23차례 쏘면서도 심야 시간에는 발사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들어 오후 6시 10분(9월 28일), 오후 8시 48분(9월 29일) 등 저녁 시간대에도 쏘고 있다.
발사 장소 역시 최근 새로운 지명이 등장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쏜 강원도 문천(원산 북방)은 해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2020년 4월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를 제외하면 탄도미사일을 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평양 삼석 일대에서 SRBM 2발을 발사했는데, 이 역시 평양의 일반적인 SRBM 발사 장소인 순안비행장과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북한은 이처럼 발사 시간과 장소를 다양하게 선택해 한미 탐지망의 교란을 시도하고 있다.
전시 등 유사시에는 평소 훈련과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만큼 여러 다양한 경우를 상정하고, 타격 목표별로도 '맞춤형' 발사를 할 수 있도록 대비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이런 식의 기습적 미사일 도발로 한미의 추적·감시체계를 떠보는 동시에 남측에 피로감을 주려는 목적으로도 분석된다.
이번 도발은 전날 북한 국방성(남한 국방부격) 대변인이 미 항모의 동해 재진입을 비난한지 약 15시간 만에 이뤄졌다.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 형식으로 "미국과 남조선의 극히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합동군사연습에 우리 군대가 보인 정당한 반응을 보인데 대하여 소위 경고를 보내려는 군사적 허세"라고 비방했다.
같은 날 북한 국가항공총국 대변인은 "우리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반세기 이상 지속되여오는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들로부터 나라의 안전과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정상적이고 계획적인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비방하는 동시에 미사일 발사가 자위적 차원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도발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나아가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기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같은 날 두 기관의 입장 표명에 대해 무력 시위 숨 고르기 의도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도발을 계속하면서 '말폭탄'을 던지는 패턴을 구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이런 식으로 명분을 쌓고 관심을 돌리다가 다른 곳에서 국지도발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미 항모강습단의 전개 이후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보름 새 7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6일에는 미 항모 재출동에 반발해 폭격기 4대와 전투기 8대로 시위성 편대군 비행에 나서 공대지 사격훈련까지 진행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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