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은, 올 전망치 2.8%로 하향, 제로 코로나정책·부동산 침체 반영
▶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도 계속 줄어…동아시아·태평양은 평균 5.3% 전망, 수출 확대로 고성장 가능성 높아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성장 속도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부담과 부동산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에도 못 미치는 반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역내 주요 국가들은 수출 확대를 통해 중국보다 높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26일(현지 시간) 세계은행은 중국의 GDP 증가율이 올해 2.8%를 기록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인 3.2%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을 제외한 역내 국가의 평균 성장률은 5.3%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에 못 미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GDP 성장률을 올 4월 4~5%로 전망했으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부작용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이유로 더 낮춰 잡았다. 아디탸 마투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팬데믹 회복에 주력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했다”며 “현재 가장 전염성이 강한 질병을 억제하는 데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 등을 이유로 탈중국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애플은 이날 신제품 아이폰14 모델을 인도에서 생산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생산 시설 통제가 어려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의 생산 기지를 중심으로 전 세계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경기 전망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공업 기업 이익 증가율도 지속되는 제조업 침체를 나타냈다. 중국 제조업 경기를 파악할 수 있는 공업 기업 이익 증가율은 올 들어 8월 현재까지 누계로 전년 동기 대비 -2.1%를 기록해 7월까지의 누적 수치인 -1.1%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시장 예상치(-3%)보다는 감소 폭이 작았지만 누적 이익 증가율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하반기 경기 위축 우려를 키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경기는 이달 들어서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판매가 늘고 중국 4대 도시의 부동산 매매 하락 폭이 둔화하기 시작하는 등 내수에서 일부 희망적 요소가 보이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부문이 글로벌 침체라는 암초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킹달러발(發)’ 위안화 가치 속락도 중국 경제에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선물환 외환 준비금 비율을 28일부터 0%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지만 27일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 약세는 지속됐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위안화 고시환율을 전일 대비 0.0424위안(0.56%) 올린 7.0722위안으로 고시하며 이틀 연속 7위안대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주요 기관들은 최근 들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눈높이를 거듭 낮추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월(4.4%) 대비 1.2%포인트 내린 3.2%로 전망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최근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3%로 하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 대상 조사를 통해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3.5% 안팎으로 예상했다.
주요 투자은행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노무라는 5.1%에서 4.3%, 골드만삭스는 5.3%에서 4.5%로 각각 내년 성장률을 낮춰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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