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물 수출 합의 유효…터키와 함께 선박 호위 제공”
▶ 아프리카 돌며 전쟁 지지 확보…내년 러·아프리카 정상회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로이터=사진제공]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어떤 정권이 우크라이나를 통치할지는 우크라이나인이 정할 문제라는 기존 발언을 뒤집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권을 교체하려고 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아랍연맹 회원국 대표와 만남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인민과 역사에 굉장히 적대적인 정권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하도록 분명히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이 함께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훨씬 더 나은 삶을 누려야 할 우크라이나 국민을 동정한다. 우리 눈앞에서 우크라이나의 역사가 망가지고 있어 애석하고, 우크라이나 정권의 선동에 굴복하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원한 적이 되기를 바라는 이 정권을 지지하는 이들이 안쓰럽다"고도 말했다.
이런 발언은 그의 이전 입장과 배치된다.
그는 4월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정권을 교체할 계획이 없다"며 어떤 정권에서 살아갈지는 우크라이나인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아울러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하기로 한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유엔과의 4자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가 합의 바로 다음 날인 23일 흑해 수출항인 오데사를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합의를 무산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서방의 비난이 잇따랐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터키, 그리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제3자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는 선박을 함께 호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량을 선적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항구로 접근하는 선박이 무기를 실어나르지 않도록 점검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합의에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뿐 아니라 러시아 식량과 비료의 원활한 수출이 포함된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수출을 막는 '불법 제한'을 해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면서 "우리는 그가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의 식량 수출을 직접 겨냥하지 않지만, 러시아는 제재로 수출에 차질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려고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이집트에 이어 에티오피아,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AF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이집트가 주문한 만큼 곡물을 수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대 밀 수입국 중 하나인 이집트는 지난해 전체 밀 수입의 약 8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러시아가 내년 중반기에 제2차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 맞춰 지역 신문에 게재한 글에서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지 않은 아프리카의 '독립 노선'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과 유럽이 "국제사회에 단 하나의 세계 질서를 강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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