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부그라이브 인권유린 등 언급…바이든 “인권문제에는 침묵 안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잘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받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로부터 미국 인권 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은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론인 암살 책임 문제를 거론하자 오히려 역공했다는 것이다.
사우디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카슈끄지 문제를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동 뒤 진행한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카슈끄지 문제는 회담 모두에 제기했으며 그때와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했다"면서 "내 관점에 대해 분명히 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함마드 왕세자는 회동에서 "개인적으로 나는 책임이 없으며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 조치를 취했다"고 답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전했다. 사실상 자신은 아무 책임이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더 나아가 미군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과 팔레스타인계 미국 언론인인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 피격 사건을 거론했다고 CNN 방송이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신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미국에도 인권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취지의 반박으로 풀이된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거론한 아부그라이브 사건은 2004년 미군이 이라크인 수감자를 학대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알려진 사건으로, 이 일로 당시 미군의 고문 및 인권 침해 문제가 이슈가 됐다.
또 아부 아클레 기자는 지난 5월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군의 수색 작전 취재 중 총격으로 사망했으며 미국은 총탄 분석 결과 총알이 이스라엘군 쪽에서 온 것으로 보이지만 의도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실상 이스라엘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보 당국이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목하자 사우디를 왕따로 만들겠다면서 고강도로 비판해오다 인플레이션과 맞물린 고유가 문제가 현안이 되자 아랍권 다자 정상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사우디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카슈끄지 문제에 대한 사우디의 태도 변화 없이 진행된 것이어서 시작 전부터 비판을 받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공항에 환영 나온 무함마드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주먹 인사'로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웃으면서 즉답하지 않았다.
그는 향후 카슈끄지 암살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어리석은 질문"이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내가 알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내가 신장 지역에서 강제노동으로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비판했을 때 중국은 미국이 자신을 비판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고 했다"면서 "그에 대해 나는 '나는 미국 대통령이고 미국 대통령이 분명한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조용히 있는 것은 미국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말한 뒤 인권 유린 사태에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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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바보아닌가. 기름 더 팔라고 사정하러 갔다가 남의 나라 정치에는 웬참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