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4월 34%에서 지난 5월엔 5.4%로 급락
▶ 무디스 “팬데믹 저축 중 1천억 달러 이상 사용”

기록적 물가 인상에 미국인들이 팬데믹 때 해놓은 저축을 쓰기 시작해 저축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의 한 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로이터]
미국인들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저축한 돈을 꺼내쓰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시작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국 가정의 추가 예금액은 2조7,000억 달러에 달했다.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었고, 3차례 걸친 경기부양책으로 오히려 수입이 늘어난 덕분이다.
연방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코로나19 공포가 본격화한 2020년 4월 미국인들의 저축률은 34%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소비와 세금을 제외한 저축률은 5.4%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2020년 4월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최근 10년간 평균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회복과 함께 물가가 급등하면서 저축 여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방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6% 급등해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인들은 물가 상승으로 더 이상 저축을 할 여력이 없어지자 지금까지 팬데믹 기간 행한 저축 가운데 1,140억 달러를 꺼내 썼다고 무디스는 정부 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가정은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일종의 ‘예비비’을 갖고 있다”며 “이 덕분에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소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각자의 계좌에 6∼9개월가량의 소비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팬데믹 기간 저금한 돈을 쓴 흔적은 잔고에서 드러난다. 미국이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지난해 3월 최저 소득층의 은행 잔고는 팬데믹 전인 2019년 말보다 126% 높았다. 그러나 지난 3월 말에는 65% 높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무디스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집단의 경우 올해 1분기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기간 쌓아둔 저축에 의지하지 않은 유일한 소득 집단으로 나타났다.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은 레저나 소매업, 헬스케어 등에서 일하고 있다”며 “임금 상승으로 상당수는 계속해서 저축할 여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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