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백인우월주의자 방탄복 입고 수퍼마켓서 총격
▶ 카메라 달린 헬멧 쓰고 범행 현장 생중계 ‘경악’

경찰들이 총격현장에 도착, 수사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 백인우월주의 성명…당국은 인종혐오범죄 규정
주말인 14일 뉴욕주 버팔로의 한 수퍼마켓에 방탄복을 입은 괴한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참극이 벌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하고 백인우월주의와의 관련성 여부 등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총기난사 용의자 페이튼 젠드런 [로이터]
현장에서 체포된 이 용의자는 범행 장소에서 약 200마일 떨어진 뉴욕주 콘클린에 거주하는 10대 백인 남성인 페이튼 젠드런(18)으로 신원이 확인됐다.
■소총과 방탄복으로 무장, 무차별 총격
AP통신과 NBC뉴욕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께 뉴욕주 북부 버팔로의 탑스 수퍼마켓에 군복 스타일의 옷에 방탄복까지 입은 젠드런이 소총을 갖고 들어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사건 직후 수퍼마켓 주차장에 들어온 목격자 브래딘 케파트(20)와 셰인 힐(20)은 지역 매체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군복 차림의 백인 남성이 검은색 헬멧을 쓴 채 소총을 들고 수퍼마켓을 빠져나오는 장면을 봤다고 전했다.
케파트는 “그 남성은 자신의 턱에 총을 대고 서 있었다”면서 “그는 헬멧을 벗고 총을 떨어뜨린 뒤 경찰에 제압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소총 2정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범행 현장 생중계해 경악..당국 인종혐오범죄로 규정
젠드런은 범행 당시 카메라가 달린 헬멧을 쓰고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로 범죄 현장을 생중계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트위치는 총격 2분 만에 생중계를 종료하고 겐드론의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다고 밝혔다.
당국은 수퍼마켓이 흑인 밀집지역에 위치한 데다가 사상자 13명 중 11명이 흑인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사건을 인종혐오범죄로 규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에 젠드런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180쪽 분량의 성명서가 공유되고 있으며, 그 내용을 토대로 볼 때 젠드런이 이전 인종 범죄들을 참고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젠드런은 성명서에서 백인들이 유색인종에 의해 밀려나고 있다는 음모론인 ‘인종교체이론’을 언급했다.
■총격사건 지역은 흑인 밀집 지역
버팔로 도심에서 3마일 떨어진 총격 현장은 대부분 흑인들이 사는 주거 지역이다.
이날 총격은 지난해 3월 콜로라도주 볼더의 한 수퍼마켓에서 총기 난사로 10명이 사망한 지 1년여 만에 벌어졌다고 AP는 지적했다.
끔찍한 범행에 정치권과 지역사회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버팔로가 고향인 캐시 호쿨 뉴욕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버팔로 식료품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지방 당국에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난사 사건과 관련, 15일 성명에서 미국에서 인종 혐오 범죄를 끝내야 한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필요하지만, 인종 범죄는 매우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백인우월주의를 포함해 어떤 국내에서의 테러 행위도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에 테이프를 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 100여 명이 몰려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슈퍼마켓 체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러한 무분별한 폭력 행위에 충격과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이날 사건뿐 아니라 전날 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도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준결승 6차전이 끝난 뒤 경기장 인근에서 세 건의 총격으로 모두 21명이 다치는 등 미국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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