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익준·강우석·이창동·유해진…한지일 “’선배님’ 하고 부를 것 같아”

(서울=연합뉴스) 양익준 감독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영화배우 강수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2.5.9 [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영화계의 '원조 월드스타' 배우 고(故) 강수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9일(한국시간)에도 영화계 인사를 중심으로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과거 방송에서 초등학교 때 첫사랑이 강수연이었다고 밝힌 적 있는 배우 김보성은 오후 3시께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섰다.
김보성은 떨리는 목소리로 "한국 역사상 최고 여배우인데 갑자기 이렇게 돼서 사실 믿어지지 않는다"며 "한국 영화를 발전시킨 최고의 의리"라며 고인을 기렸다.
그는 "제가 어려울 때 전화로 통화했던 기억이 있는데, 떡볶이 장사를 한다고 하니 힘내라고, 대단하다고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강수연 선배님을 너무너무 존경하고 사랑했다"며 울먹였다.

(서울=연합뉴스) 영화배우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22.5.8 [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수연이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2016년 개막작 '춘몽'에 배우로 출연한 양익준 감독도 오후 2시께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양 감독은 빈소를 지키고 있던 장례위원장인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마주한 뒤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영화 '씨받이'(1986),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강수연을 월드스타로 만든 임권택 감독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전 10시께부터 두 시간가량 고인 곁을 지켰고,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 함께 출연했던 원로배우 한지일도 전날에 이어 다시 빈소를 찾았다.
한지일은 "우리 강수연씨는 참 당찼는데, 임 감독님도 '저렇게 조그만 체구에서 어떻게 (연기를) 하냐'고 하셨었다"며 "저는 강수연씨를 토끼라고 했는데, 발랄하고 팔짝팔짝 뛰어다녔다. 지금도 뒤에서 '선배님'이라고 할 것 같다"며 울먹였다.
이어 "강수연이 병원 응급실에 갔을 때 제가 달려갔었는데…"라며 "사경을 헤맬 때 손이 점점 차가워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오열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우 정유미가 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영화배우 강수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2.5.9 [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제나 시상식에서 늘 고인과 붙어 다녔다는 배우 예지원 역시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다시 조문했고, 영화 '경마장 가는 길'(1991)에 고인과 함께 출연해 나란히 청룡영화상 남녀주연상을 받은 문성근도 발걸음을 했다.
또 김석훈, 양동근, 유해진, 장혜진, 정유미, 김민종, 심은경, 이연희, 문성근 등 동료 배우들과 이창동, 김의석, 박광수, 강우석, 김초희, 이정향 감독, 가수 박미경,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 등 영화인과 문화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강수연이 생전 종종 들렸다는 이태원의 한 술집을 운영한다는 김모 씨도 조문을 마쳤다.
김씨는 "언니는 카리스마도 있고 똑 부러졌다. 시원시원한 성격인데 외로움도 많이 타서 와서 술을 한 잔씩 하고 갔다"며 "며칠 전에도 가게에 왔다 갔는데, 몸이 아프다고는 했지만 약한 모습을 안 보이려 했는지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아오던 강수연은 7일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연합뉴스) 배우 유해진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영화배우 강수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2.5.9 [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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