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면허 번식업자 3명 체포
▶ 동물보호단체 “살상죄” 성토
일본에서 수의사 면허도 없는 번식업자가 1,000마리 가까운 개를 키우면서 마취 없이 제왕절개를 반복하고 제대로 먹이도 주지 않는 등 심각한 학대 사실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업자가 무려 30년 동안 번식업을 해 오면서 현장 지자체의 단속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후지TV 계열 FNN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나가노현경은 마쓰모토시 소재 번식업체 사장과 직원 2명을 동물애호법 위반(학대) 혐의로 체포했다. 앞서 현경 측은 2개월 전 이 업자가 운영하던 두 개의 업장 중 450마리를 키우던 한 곳을 압수수색했다.
46단이나 쌓아 올린 좁은 철장엔 수많은 개가 갇혀 있었고, 분뇨가 대량으로 방치돼 있었다. 유선에 종양이 있거나 자궁에 고름이 차 있는 개, 실명한 개 등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던 사례가 58마리나 있었다. 당국에 구조된 몇몇은 입양됐지만, 장애가 있는 개도 많아 모두 새 주인을 만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업체는 산속에 다른 시설도 뒀는데, 하수 정비 장치도 없어 500마리분의 분뇨를 방치하거나 주변 산림에 흘려 보냈다. 쥐가 많아지자 50여 마리의 고양이를 풀어 놨으나, 먹이를 주지 않아 대부분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직원을 통해 학대 사실을 듣고 업자를 형사고발한 쪽은 동물보호단체 이사장인 배우 스기모토 아야다. 검찰은 업자를 490여 마리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했으나 스기모토씨는 지난 7일 “학대죄 기소는 불충분하다, 살상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명을 모아 검찰에 제출했다.
스기모토는 체포된 번식업자가 수의사 면허 없이 하루 1~4건의 제왕절개 수술을 계속해 왔다는 증언을 공개했다. 멸균 처리조차 하지 않은 의료기구를 사용, 마취 없이 어미 개에서 아기를 꺼내는 수술이다. 출혈이 심하거나 상처가 벌어져 죽은 어미 개도 있었다고 한다. 피해를 입은 개는 프렌치불독이 많았다. 이 견종은 일본에서 인기가 높아 애견숍에서 비싸게 팔린다. 하지만 태아의 머리가 커 자연분만은 어미 개가 위험하게 돼 제왕절개 출산이 일반적이다. 수의사를 통해 출산할 수밖에 없어 가격이 비싼데, 이 업자는 이 비용을 절약해 수입을 늘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지자체의 관리 소홀도 중요한 원인으로 부각됐다. 고발한 직원은 보건소에 문제를 설명했지만 “개선의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말만 들었다고 한다. FNN에 따르면 현 보건소는 2020년도까지 5년간 아홉 차례 현장검사를 했지만 지도는 불충분했다. 나가노현은 “오랫동안 반복해 같은 지도만 했다. 결과적으로 시설의 환경을 개선할 수 없었고, 체포자도 나왔기 때문에 현으로서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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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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