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일을 하면 현재 제 케이스에 영향을 미치나요?”
사고 피해자들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이다. 질문의 요지는 “내가 사고를 당해 다쳤는데, 혹시 일을 한다면 배상금이 줄어들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부상으로 인해 일을 못한다고 주장하면 더 많은 배상금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라는 뜻이다.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간단하다.
“만약 몸 상태가 일을 해도 괜찮다면 일을 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하지 마십시오.”
일부 사고 피해자들은 일을 할 수 있어도 하지 않는 것이 배상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당연히 잘못된 생각이다.
뉴욕의 사고 피해자들은 피해를 최소한 완화해야 되는 의무, 영어로는 ‘Duty to Mitigate'라는 법적 원칙을 준수해야 되는 책임이 있다.
따라서 일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배상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일을 하지 않았다면 케이스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사무직에 종사하는 뉴욕 거주 A씨는 낙상 사고로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약 3개월간 재활 치료를 받았다. 3개월이 지나 다리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 거동도 큰 불편 없이 할 수 있었지만, A씨는 “장기적으로 일을 못한다고 하면 더 많은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주위에 말을 듣고 계속 일을 나가지 않았다.
A씨가 종사하는 업종이 앉아서 하는 사무직이라 사고에 따른 부상은 업무 수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A는 “뭐, 집에서 놀면서 배상금까지 더 많이 받으면 일석이조지”라는 허욕으로 일을 나가지 않았다.
A씨의 고용주는 A씨의 다리가 회복될 때까지 3개월이라는 시간을 기대려 줬지만 4-5개월이 지났음에도 A씨가 일터로 돌아오지 않자 그를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A씨의 변호사는 가해자측 보험회사에 “A씨는 사고로 인해 장기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며 100만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A씨의 의료기록을 검토한 가해자측 보험회사는 사립탐정을 고용, A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기 시작했다. (참고로 보험회사가 탐정(investigator)을 고용해 고소인의 생활여부를 살피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집에서만 지내기 지루했던 A씨는 쇼핑몰과 식당 등을 돌아다녔으며 심지어는 평일 골프 라운딩까지 즐겼다. 보험회사가 고용한 탐정은 큰 불편함 없이 돌아다니는 A씨의 사진을 찍었으며, 보험회사는 이 사진을 A씨의 변호사에게 보여주며 A씨의 신뢰도에 의문을 던졌다.
신뢰에 금이 간다는 것은 재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다.
보험회사나 보험회사의 변호사들은 결코 아무 생각 없는 바보가 아니다.
비록 상대측의 실수로 내가 다쳤다 하더라도 상식적인, 또는 합리적인 차원에서 피해를 최소한 완화해야 되는 것은 나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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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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