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 혐오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 [로이터]
2021년을 미래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9일 18명의 역사학자에게 100년 뒤인 2121년, 가상의 미국 역사책에 실릴 올해의 주요 사건을 물었다. 다양한 이슈 가운데 많이 언급된 사례 네 가지를 중심으로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을 정리했다.
■공격받은 미국 민주주의
가장 많은 역사학자들이 꼽은 올해의 가장 큰 미국 이슈는 새해 벽두인 1월6일 워싱턴에서 벌어진 초유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부정하며 의회를 점거하고 난동을 부린 사건은 극단세력에 공격받는 민주주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데이비드 블라이트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는 “21세기 미국 민주주의가 붕괴된 순간을 넘어 일상적 쿠데타의 전초전이 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영원한 전쟁’ 종식..감염병과의 전쟁시작
‘영원한 전쟁’이 종식됐고, 또 다른 ‘영원한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8월 말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철군하며 2001년 이후 20년간 끌었던 미 역사상 가장 긴 전쟁에 이별을 고했다.
그러나 미군 철수가 가시화하자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은 대대적 공세에 나서며 나라를 재점령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일주일에 불과했다. 팬데믹의 그늘은 더욱 짙어졌다.
백신 보급으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일 거라는 희망도 나왔지만, 바이러스는 인류보다 한발 앞서 나갔다. 강력한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세계는 다시 1년 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코로나가 불러온 감염병 ‘아시안 혐오’
코로나19가 미국 사회에 불러온 또 다른 감염병이 있다. 바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다. 지난 3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추정 총격 사건으로 한국계 여성 4명 등 아시아계 6명이 숨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브랜다 스티븐슨 UCLA 역사학 교수는 “아시아계뿐 아니라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도 40%나 늘었고, 성소수자, 이민자 등에 대한 공격도 늘었다”며 “2021년은 (차별이라는) 사악한 질병이 번성했던 해”라고 지적했다.
■쉴 새 없이 이어진 기상이변
올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선 화마와 수마 등 사상 최악의 기상이변들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게리 윌스 노스웨스턴대 역사학 교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오염 국가인 미국은 기후변화를 늦추긴커녕 가속화했다”며 “(파리협정을 탈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참한 유산은 계속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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