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노샤 총격 백인 2명 죽인 리튼하우스 재판 돌입
▶ “총 빼앗기지 않으려 총격” “명성 노리고 현장 가”
지난해 8월23일 위스콘신주 작은 도시 커노샤에서 흑인 제이콥 블레이크가 경찰이 쏜 총에 등을 맞아 반신불수가 됐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목이 눌린 채 죽어간 뒤 불붙었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기름을 끼얹은 사건이었다.
커노샤에서의 항의 시위와 자경대의 맞대응, 방화 약탈 등으로 혼란이 커지던 같은 달 25일 이번에는 10대 백인 청소년의 총격 사건이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커노샤 인근 일리노이주 안티오크에서 온 당시 17세 카일 리튼하우스가 시위대 등 백인 3명을 소총으로 쏴 2명이 죽고 1명이 부상을 당하면서다. 이후 경찰에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리튼하우스의 재판이 1일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정당방위’, 10대의 총기 사용 허용 범위 등 여러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리튼하우스는 1급 살인 등 6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무장하지 않은 첫 번째 희생자가 리튼하우스에게 비닐봉지를 던졌다 총에 맞고, 스케이트보드를 든 두 번째 희생자가 리튼하우스를 가격하자 리틀하우스가 총을 쏘는 장면 등이 목격됐다.
최대 쟁점은 정당방위 여부다. 리튼하우스의 변호인단은 “그가 커노샤에 온 이유는 누구를 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를 보고 약탈당하는 사업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며 “두 희생자가 리튼하우스의 소총을 빼앗으려 했고 그는 자기 총에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라고 밝혔다고 미 AP통신은 전했다. 사람들을 일부러 죽이기 위해 총을 쏜 것이 아니라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당방위로 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검찰은 ‘경찰이 되기를 꿈꿨던 리튼하우스가 말썽과 명성을 노리고 소총을 챙겨 심야 시위대에게 다가선 일 자체가 총격 희생자를 낳은 주된 요인’이란 입장이다. 리튼하우스가 현지에 간 것도 사업체 보호가 아니라 다른 무장 자경대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위스콘신 주법은 ‘임박한 죽음이나 큰 신체적 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자기 방어에 무력을 허용하고 있다. 리튼하우스가 진짜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었는지 법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10대 청소년이, 반자동소총을 들고, 심야에 거리로 나서, 시위대와 승강이를 벌이다 그들을 총으로 쏴서 죽인 사건 자체는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의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총기로부터 안전을 추구하는 단체 ‘기퍼즈’의 라이언 부셰는 리튼하우스가 ‘영웅 순교자’가 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AP에 “소총으로 누군가를 죽이는 일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리튼하우스 같은 많은 배우들에게 힘을 실어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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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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