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텔 철거 놓고 홈리스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 일어

로이터
호텔을 임대해 홈리스들을 투숙시키고 있는 시애틀 시당국이 노숙자들이 무단 침입해 잠자고 있는 노스 시애틀의 한 폐업 모텔을 허물고 그곳에 홈리스 수용시설인 판잣집 형태의 미니주택 단지를 건설하도록 허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홈리스 전문 비영리기관인 ‘저소득층 주택문제 연구소’(LIHI)는 N. 오로라 Ave에 소재한 자체 부지에 미니주택 단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바로 옆의 ’블랙 앵거스 모텔‘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더 많은 미니주택을 짓도록 시당국에 건의했다.
지난 1956년 건축된 이 모텔은 2009년 폐업했다. 오로라 길의 대다수 낡은 모텔들이 그렇듯이 블랙 앵거스도 창녀들과 비영리단체의 알선을 받은 홈리스들이 주로 이용했다. 최근까지도 노숙자들이 철조망을 뚫고 침입해 방과 복도에서 잠잤다.
이곳에 ‘우정의 마을’ 미니주택 단지를 지을 계획인 LIHI의 섀론 리 소장은 모텔 주위에 철조망을 치고 창문을 합판으로 봉해도 노숙자들이 계속 침입했다며 이들이 마약을 복용하고 밤중에 불까지 피우므로 ‘우정의 마을’ 입주자들의 안전을 위해 모텔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그 자리에 미니주택 12채를 더 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당국은 홈리스들이 잠자는 모텔을 허물자는 그녀의 건의에 일견 놀랐지만 시정부가 애당초 추진해온 미니주택 확충 시책에 따라 이를 허가했고, 이달 초 철거공사가 시작됐다. 원래 올여름으로 예정됐던 ‘우정의 마을’ 완공일자는 11월15일까지 연기됐다.
시정부는 올여름 ‘우정의 마을’ 외에 대학구(UD)에도 미니주택 단지를 신설하고 인터베이의 기존 단지도 확충하도록 지난 6월 LIHI와 업무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들 부지의 소유주인 사운드 트랜짓 및 시애틀항만청과의 행정절차 때문에 완공이 가을까지 연기됐다.
오로라 길의 모텔들에 많은 무숙자들을 안내해온 비영리단체 ‘오로라 커몬스’의 엘리자베스 달 소장은 모텔들이 범죄소굴이 돼 경찰출동이 잦았고 인근 주민들의 불평이 쏟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든 홈리스들이 잠 잘 수 있는 빈 모텔이 있다는 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15년간 살며 비영리기관 2곳을 운영했고 올가을 시애틀시장 선거에 출마한 콜린 에코호크 후보는 자신이 잘 아는 블랙 앵거스 모텔이 철거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고 “미니주택은 임시방편일 뿐 해답이 아니며 모텔이 철거된 후 창녀들과 홈리스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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