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작가의 책 ‘언어의 온도’에 이런 글이 있다.
“미안함을 의미하는 ‘sorry’는 ‘아픈’ ‘상처’라는 뜻을 지닌 ‘sore’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일까. 진심 어린 사과에는 ‘널 아프게 해서 나도 아파’ 라는 뉘앙스가 스며있는 듯 하다… 진짜 사과는 아픈 것이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표현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를 본적이 있다. ‘사랑해’ ‘좋아해’라는 표현보다 생각보다 많은 수가 ‘미안해’라는 표현이 점점 어려워진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잘못을 인정하고 말하는 것이 두려워서일까? 아니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지만 차마 ‘미안’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미안해서일까? 아니면, 그런 표현을 하는 것이 쑥스럽기 때문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입에서 조차 어느 순간 감사와 고마움에 대한 표현들보다 미안함에 대한 표현들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기억이 한 가지 떠오른다. 나 자신의 잘못으로 해서 몸에 상처가 났었는데, 오히려 나를 안고 “아들, 엄마가 미안해”라고 하시던 어머니의 사과다.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 어머니께서는 당신 마음의 아픔을 그렇게 미안하다고 표현하셨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게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리라.
누군가를 아프게 해서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아픈 이들이 있다면 오늘 진짜 사과를 해보면 어떨까?
“널 아프게 해서 나도 아프다. 정말 미안해”라는 진정성 있는 마음의 사과는 상대편 그리고 자신에게도 용서의 기쁨과 평화로 다가갈 것이다.
<전 스테파노 / 신부 성김안드레아 성당,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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