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럼바인 총기 사건 생존자
▶ 용서 통해 분노^증오 치유

지난 3월 콜로라도 볼더 카운티 식료품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를 위해 열린 촛불 추모식의 모습. [로이터]
해마다 미국 전역에서 총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러 총기 사건 중 1999년 콜로라도 주에서 발생한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이 최악의 사건 중 하나로 잊히지 않는다. 당시 고등학생 2명이 콜럼바인 고등학교 교내에서 900여 발의 총알을 난사해 13명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이처럼 끔찍한 사건에서 생존했던 크레이그 스콧이 최근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당시의 악몽 같은 상황을 다시 전했다. 스콧은 총을 든 학생이 앞을 지나갔지만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가만히 숨어 있어 살아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날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은 스콧은 건물 밖에서 뭔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고학년 학생들의 장난인 줄 알았는데 곧 한 선생님의 비명 소리를 듣고 심각한 실제 상황임을 알게 됐다. 스콧은 도서관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동안 총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고 마침내 총을 든 학생이 도서관으로 들어왔다.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여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순간 어디선가 ‘가만히 있으라’라는 고요한 음성이 들려왔다고 한다. 범인들은 마치 게임을 즐기듯 도서관에서 총을 난사하며 학생 10명을 죽이고 10여 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스콧의 바로 옆에 있던 학생 두 명도 범인의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범인들이 떠나고 난 자리는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죽은 학생들과 피로 뒤범벅이 됐지만 그 순간 뚜렷한 목소리 다시 한번 스콧의 귀에 들려왔다. ‘거기서 나가라’라는 목소리였는데 스콧은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목소리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범인들이 어디에 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도서관을 빠져나온 스콧은 부상당한 학생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시작했다.
동료 학생들과 경찰 차량 뒤로 피신해 잠시 안정을 되찾으려는 순간 누군가 어깨를 치며 저쪽에 한 여학생이 숨져 있다고 알려줬다. 숨진 학생이 처음에는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지만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동생이었다는 것을 알고 다시 비통함에 휩싸였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스콧의 여동생은 두 명의 총기 살인범에 의해 교내에서 처음으로 희생된 학생이었다.
스콧은 “총기 사건 이후 약 2년간 나는 극도의 분노와 증오에 사로잡혀 살았다”라며 “하지만 용서를 통해 치유받을 수 있었다”라고 간증했다. 스콧은 자신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학생들을 돕는 단체 ‘밸류 업’(Value Up)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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