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미나리’ 평론
▶ 미셸 노씨 NYT 기고
제93회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Minari)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LA 출신의 한인 프리랜서 기자인 미셸 노(한국명 노미혜)씨가 지난 16일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미나리’가 남긴 아주 긴 여운‘(‘Minari’ Haunted Me by What It Left Out)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글은 한인 이민자 부모의 애환을 지켜본 자녀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부부 사이의 사랑 표현은 찾기 힘들고 남편이 지닌 가부장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힘들고 지친 아내의 모습을 보며 결말을 짐작했다는 그녀는 ‘미나리’가 솔직 담백하게 보여준 제이콥과 모니카 부부가 사는 방식에 자신의 부모를 투영하면서 30년 동안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그들만의 사랑방식을 가슴에 풀어놓았다.
아메리칸 드림을 쫓는 한인 이민자의 삶을 이토록 내밀하게 묘사한 영화는 처음이기에 ‘미나리’가 남긴 여운이 좀처럼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밝힌 노씨는 아들의 심장 상태를 검진하러 병원에 가는 장면에서 일중독자로만 비쳤던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다고 했다.
농장에서 멀리 떨어진 아들의 병원에 가면서 자신이 수확한 신선한 채소들을 구입할 마켓과의 계약 체결에 온통 신경을 쏟는 아버지이자 남편 제이콥의 모습이 스티븐 연의 가감없는 연기로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한다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는 아버지, 병아리 감별사로 하루종일 일하고 돌아와 또 다시 집안일을 해야하는 어머니,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할머니, 그리고 삶에서 뭔가 한 조각이 빠져있음을 느끼며 커가는 어린 딸과 아들 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말처럼 “이민 이야기가 곧 가족 이야기이고 사랑의 이름으로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우리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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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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