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부 해임에 불복…미 국무장관과 유엔총회 의장에게 ‘내가 계속 대사’ 서한

유엔총회에서 군부 쿠데타 비판하면서 ‘세 손가락 경례’를 한 주유엔 미얀마대사[로이터=사진제공]
유엔 총회 연설에서 쿠데타를 정면 비판해 찬사를 받은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군부의 해임 조치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는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볼칸 보즈키르 유엔총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이 여전히 미얀마의 합법적인 유엔 대사라고 밝혔다.
초 모 툰 대사는 서한에서 "미얀마 민주 정부에 대한 불법 쿠데타 가해자들은 대통령의 합법적인 인가를 철회할 어떤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을 유엔 대사로 임명한 윈 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여전히 합법적인 선출직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가 여전히 미얀마의 유엔 대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초 모 툰 대사는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에서 "쿠데타를 즉각 종식하고 무고한 시민에 대한 억압을 멈추도록 하는 한편 국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줘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연설한 뒤 미얀마 국민 사이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해 주목을 받았다.
다음날 군부는 '고국을 배신했다'며 유엔 대사직에서 해임했으나, 그는 물러서지 않고 해임 결정에 저항하는 모습이다.
초 모 툰 대사는 이날 공개된 서한에서 유엔 본부 소재국인 미국의 블링컨 장관에게 "대사직에 관례적으로 수반되는 면책특권을 통해 나의 일을 계속 지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만약 미얀마 군부가 새 유엔 대사를 임명한다면 유엔에서 누가 진짜 미얀마를 대표하는 대사인지를 놓고 표결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국제사회는 지난달 1일 벌어진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쿠데타를 무산시키기 위해 국제적 압력을 동원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이 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안보리 의장으로서 (미얀마와 관련해) 더 집중적인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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