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도 및 버스회사들이 화물과 여객 수송을 동시에 하는 ‘화객혼재(貨客混載)’ 실증실험에 나서고 있다. 이전까지는 지방의 심각한 인구 감소에 따른 물류 운송 및 주민 이동수단 확보를 위한 대책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운임 수입 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신칸센의 일부 적자 구간에 도입되고 있다.
JR홋카이도는 21일부터 택배회사인 사가와익스프레스와 손잡고 홋카이도신칸센(사진)을 이용해 신아오모리역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 약 150km 구간에서 화물을 운송하는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그간 혼슈섬 북단 아오모리시와 홋카이도 남단 하코다테시 사이는 페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음날 오후에야 배송이 가능했다. 그러나 두 섬을 잇는 해저터널을 달리는 신칸센을 이용하면 1시간 남짓 만에 역에 도착해 이르면 당일 오후에 배송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운송시간 단축 외에 폭설로 인한 운송 지연과 운전기사의 장시간 노동 방지 등도 기대하고 있다. 승객 감소로 인한 객차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농산물이나 택배 박스를 싣는 것으로 3월 말부터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JR홋카이도가 객차를 활용한 택배 운송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이후 철도 승객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9월 전 구간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만 400억엔(약 3.9억 달러)의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홋카이도신칸센은 2016년 개통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10~12월 평균 승차율이 23%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공기를 나르고 있다”는 비아냥 속에 승객·화물 동시 운송으로 수익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 곳곳을 누비는 일반 열차와 지역버스 사정도 비슷하다. JR서일본 오카야마지사는 지난달 29일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와 손잡고 재래선 일반열차를 이용한 화물운송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오카마야현 다카하시 빗추다카하시역에서 실은 농산품 상자를 오카야마역으로 운송해 구내 JR서일본그룹 매장에서 판매한다.
국토교통성은 2017년 9월부터 트럭이 승객을 태우거나 버스·택시 등의 화물 중량 상한을 없애면서 화객혼재를 권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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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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